이병훈 PD |
오는 9월17일 첫 방송될 MBC 60부작 사극 '이산'의 이병훈 PD와 중견 연기자 이순재가 "한국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 제작제가 실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 22대왕 정조의 일대기 및 인간적인 면을 그릴 '이산'의 연출을 맡은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와 이번 작품에서 영조 역을 연기할 이순재는 3일 오후 대본 연습을 위해 찾은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이병훈 PD는 "이제 한국 드라마를 한국 사람들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사전 제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PD는 "연출가와 연기자는 드라마를 잘 만들어야할 책임이 있는데,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사전 제작제가 정착되지 않아 항상 시간에 쫓기며 연출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PD는 또 "얼마 전 '이산'의 촬영 도중 비가 와 촬영을 접은 적이 있는데, 이 장면은 비가 내리는 게 보이면 안됐던 신이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아마 드라마 방영 도중이었다면 시간에 쫓겨 그냥 찍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PD에 따르면 사전 제작제가 일반화 될 경우 배우 및 연출가도 준비할 시간이 많아지며, 이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확률 역시 커진다. 이 PD가 사전 제작제 정착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도 이때문이다.
연기자 이순재 |
50여년에 가까운 연기 경력을 지닌 이순재 역시 사전 제작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순재는 이날 "사전 제작제는 방송계에서 70년대에 이미 극복했어야 하는 문제"라며 "드라마가 많아 지고, 방송사 수익에도 드라마가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사전 제작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또 "사전 제작을 통해 작품을 준비할 시간이 많아지면 연출가와 배우 및 작가가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세대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순재 역시 "그러나 우리 드라마가 이제 우리만의 드라마가 아니라 아시아의 모든 사람들이 보는 작품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사전 제작의 조기 정착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이병훈 PD의 신작인 '이산'은 남자 주인공 정조 역에 이서진을 캐스팅 했으며, 정조의 여인인 여자 주인공 송연 역에는 신세대 스타 한지민을 낙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