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우울증-소속사분쟁 극복, 내인생의 큰 양분"

8집 '내려놓음' 발표.."한때 정신과 치료..지금은 더없이 밝아져"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7.09.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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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수영이 2년만에 새앨범을 내고 가요계로 컴백한다. ⓒ최용민 기자 leebean@


여자나이 스물아홉. 모아둔 돈도 없고, 키워둔 남자친구도 없고, ‘쌩얼’도 그리 자신 없다. 서른이 낼모렌데 이 같은 ‘처절한’ 조건이면, 자신이 참 초라하다고 느낄 듯하다. 가수 이수영도 올해 스물아홉 양띠 처녀다. 그도 모아둔 돈도 별로 없고, 키워둔 남친도 더더욱 없으며, ‘쌩얼’은 항상 화장품으로 가린다고 한다. 이수영도 그럼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껴야 할까?

오는 11일 발매될 이수영 8집에는 ‘Twenty Nine’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수영은 이 노래에서 돈도 남친도, 쌩얼에 대한 자신감도 없지만-자신의 스물아홉 나이를 투정하기는 하지만-꿋꿋하게 서른을 기다리겠다고 한다.


1년여 만에 만난 이수영은 단발머리였고, ‘Twenty Nine’ 노랫말처럼 밝고 씩씩했다. 그는 한 때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살이 빠지고 기운도 잃는 증세를 보여 앨범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는데도 말이다.

이수영은 올 초부터 몸이 급격히 쇠약해져 한의원에도 다니고 병원에도 다니며 ‘보양’에 힘썼다. 원인을 잘 몰랐다가 4월께 우울증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수영은 즉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한 달 만에 우울증을 떨쳐냈다. 의사는 6개월가량 약물치료를 계속 하자고 권했지만, 이수영은 이미 가뿐해져버린 몸과 신앙으로 얻은 정신적 평안함에 더 이상의 치료는 필요치 않았다.

“지나고 나니 우울증을 잘 겪어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잠재돼 있는 증상인데, 이를 잘 이겨내느냐 지배당하느냐가 관건이죠. 지금은 조금만 우울해지려 하다보면 스스로 빨리 좋아지려고 노력해요. 병은 지혜롭게 극복해야할 것이에요.”


그는 이에 앞서 전속계약 문제도 잘 풀어냈다.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하늘은 감당해낼 수 있는 시험을 준다는 믿음으로 울며 매일 새벽기도를 했다고 한다. 신뢰가 너무 심하게 깨진 것은 누구도 탓할 수 없었고,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너무 많이 아팠고, 힘들기도 했지만 큰일일수록 금세 일어나는 성격이었던 이수영은 ‘이런다고 내가 죽나? 나는 죽지 않아’라며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툭툭 털고 일어났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은 세달 반 만에 끝이 났다. 소송으로 이어지면 몇 년을 지루하게 이어지는게 다반사지만 이수영은 큰 타격 없이 빨리 끝낼 수 있었다. 당시 분쟁이 계속 됐으면 지금의 8집도 없었을 것이었다.

이수영은 “그때의 시기가 가수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큰 양분이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큰 산을 두 번이나 넘은 이수영은 음악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가녀린 목소리로 슬픈 곡조를 처연하게 부르던 이수영은 상당한 수록곡들이 경쾌해졌다. 프로듀서는 1집부터 함께 작업하던 황성제가 맡았지만, 대부분은 신예 작곡가를 기용했다.

“그간에도 앨범을 내면서 서서히 변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많이 변했고 앞으로 더 변화하려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음반전체가 처절한 느낌은 없고 그루브가 담겨 있어요. 슬픔은 자제되고 분위기가 명랑해졌어요.”

타이틀곡은 황성제 작곡의 ‘단발머리’로 댄스곡 수준의 업템포이며 록비트가 담겨 있다. 이 노래를 위해 단발로 머리를 자른 이수영은 방송무대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오래된 사이’는 카펜터스를 연상시키는 올드팝 스타일로 후렴구부터는 더욱 흥겹다.

‘사랑이 다 그렇지’와 ‘멍하니’ ‘참 이런 날도 오네요’는 이수영표 발라드다. ‘Heaven’은 단짝인 탤런트 김유미가 참여해 내레이션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다 이루었노라’는 CCM 넘버로 그의 간절한 신앙고백이 담겨 있다. ‘살랑살랑’은 이수영의 첫 작곡 작품으로 명랑한 분위기의 포크록이다.

“앨범 활동하면서 즐겁게 노래하겠습니다. 듣는 사람들도 내 노래 듣고 잠시의 스트레스 잊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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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수영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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