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나오는 장면을 위해 3년 동안 만들었다.”
심형래 감독이 10일 오후 2시4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디콘 (DICON) 2007’ 개막식 이후 가진 특강에서 ‘디 워’ 제작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콘텐츠만이 살길이라며 여러 차례 강조, 콘텐츠 전도사를 자청했다.
심형래 감독은 이 자리에서 “우리 것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디즈니도 각 나라의 구미에 맞게 만드는데 우리는 그동안 뭐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영화를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를 담을 그릇이 없다. 영화든 게임이든 말로는 세계 1인자다. 하지만 나간 게 없다”고 힐난했다.
심 감독은 “디즈니 작품에 우리나라 회사들이 많이 참여한다. 하지만 이는 하청일 뿐이다. 디즈니 작품을 우리가 만든 게 아니다”라며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작품으로 독창성있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디 워’ 메이킹 필름이 소개되자 “3초 나오는 장면을 위해 3년을 만들었다”면서 “미니어처도 3년 정도 지나자 진짜처럼 보이더라”며 능청스럽게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용가리’ 때만 해도 가짜라는 게 티가 났다. 하지만 점차 노하우를 쌓았다. 남의 것을 베끼려하면 힘이 든다. 과정에서 참조할 수는 있지만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형래 감독은 “어차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미있어야 본다. 애국심도 필요없고, 내가 아무리 울어도 재미없으면 안본다”고 말했다.
심형래 감독은 특강에서 ‘디 워’에 삽입된 에필로그가 상영되자 이 내용도 통역해달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해 청중의 웃음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특강에는 심형래 감독에 앞서 ‘니모를 찾아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만든 리오추와 ‘abf란’ ‘벅스 라이프’ 등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던 수 비 몽고메리 등이 연사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