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 하다. '디 워'를 제작한 심형래 감독은 "북한 어린이들이 모두 '디워'를 볼수 있게 돈을 안받고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 동부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앞서 정부는 2∼4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홈시어터 시스템을정상회담 선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디워' 등 한국 영화가 함께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18일 국내 언론이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영화마이아라는 점에서 나온 이같은 관측이 성사될지는 물론 미지수이다. 심영래감독도 "미국(LA)에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결정만 되면 흔쾌히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 "공짜로 주되 김정일 위원장 혼자만 보지 말고 어린이들하고 같이 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심형래 감독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 흥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는 모두 'PG-13'등급의 가족영화"라며, 국적 이념 언어와 관계없이 흥미를 끌수 있는 소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적중했다고 자평했다.
심감독은 '성공'이라고 자평하지만, 디 워 미국 개봉 6일동안의 성적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14∼19일 6일간 미 전역 2275개 스크린에서 585만1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박스오피스 모조 집계 8위를 기록했다. 1주차 개봉영화중에서는 '더 브레이브 원' '미스터 우드콕'에 이어 3위다. 1위인 더 브레이브원의 1672만달러에 비하면 한참 쳐져 있다.
앞으로 롱-런 여부가 디워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것이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디오 케이블TV DVD 등 2차 시장 판권이라고 심감독은 강조했다.
다음은 심감독과의 일문일답
-'디 워'가 미국 전역에서 개봉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스스로 내리고 있는데, 미국진출이 가능했던 요인은 뭐라고 보나
"사람들이 무얼 좋아하는지를 포인트로 잡아야 먹힌다. 원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미국을 겨냥한 영화를 다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이나 힘들었다고 느낀 부분은?
"미국인('콘 에어''패션 오브 크라이스트'편집자)이 만들다 보니 그들이 이해하는 영화를 만드느라 3년 걸려 만든 미니어쳐 씬을 포함해 장면들이 대폭 잘려나갔다.
사전제작기간이 너무 짧았고, 필름 규격, 런닝 타임, 촬영장소 등 생각지도 않은 제약이 많았다. 계약조건, 스태프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잘 안돼 애로가 많았다. 이 모두가 해봐야 아는 일들이다"
-'디 워'를 만들면서 자금조달에 애를 먹었는데, 기업공개 등 새로운 파이낸싱 방법에 대한 구상은
"스파이더맨 만드는데 3억4000만달러 들였는데, 우리는 거기 비하면 창피한 수준이다. 우리 시각으로 포커스 맞추면 영화가 못나온다. 작품이 좋으면 외부에서 돈을 댈 곳은 많다는걸 확인했다. 디 워 개봉비용의 상당부분도 소니에서 판권확보를 위해 지원했다. 일부는 이미 자금이 들어왔다"
-앞으로 계획은
"24일 일본에 가서 6개 회사의 스크린을 통해 개봉준비를 하고 유럽개봉도 소니와 협의에 들어갔다. '디 워' 홍보가 많이 됐기 때문에 2탄은 더 성공할수 있다는게 소니 등의 의견이다. 슬랩스틱 코미디 '로스트 갓 파더'를 통해 코미디 장르를 공략하겠다. '변방의 북소리'에서 '윽! 악!'하는 소리 하나로 6년 버텼는데, 대사가 필요없는 '미스터 빈'같은 영화가 나한테는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