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모 "가식적인 연기는 거부..삶이 고단하다"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7.10.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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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필모 ⓒ홍봉진 인턴기자 hongga@


"진짜 좋아하는 여자가 생긴다면 그 집 주방일이라도 한다."

배우 이필모(33)의 애정관이다. 방송중인 KBS 2TV 주말극 '며느리 전성시대'(연출 정해룡) 이필모의 모습이기도 하다. 시청률 30%대를 육박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 드라마 속 이필모는 서영희에게 점점 끌리면서 서영희의 집을 수시로 드나들며 눈물을 흘리며 마늘을 깐다. 시청자들에게 폭탄 웃음을 자아낸 이필모의 이같은 모습은 실제 이필모에게도 가능하단 얘기다.


"당연한 것 아닌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잘 보일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도 가능한 게 아닐까. 실제 그런 경험? 있다. 5년 전에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 친구 집에서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사실 '잘보이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상황을 즐겁게 즐겨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어머님이 '손맛'이 좋으신 편이라 나 역시 요리에 관심이 있다."

마주 앉자마자 이야기가 기다렸다는 듯 쏟아졌다. 드라마 속 넉살 좋은 모습 그대로다. 사실 이필모는 과묵한 연기자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지난 5월 '아줌마 부대'의 폭발적인 인기리에 종영된 KBS 2TV 아침극 '아줌마가 간다' 출연당시만 해도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점잖은 순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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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필모 ⓒ홍봉진 인턴기자 hongga@



"처음에 정해룡 감독님이 극중 발랄한 성격이 실제 내 성격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 캐스팅됐다고 들었다. 겪어본 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하. 사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다. 이 작품을 하면서부터는 많은 분들이 나를 극중 인물과 동일시 하신다. 길을 가다가도 아주머니들이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셨다면 이제는 어깨를 다독이시며 인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하 "

그렇다면 과연 '능청'의 비결은 무엇일까.

"작품에 들어가면 매번 새로운 인물에 몰입하게 된다. 작품의 인물에 따라 생활도 그렇게 바뀌더라. 나같은 경우에는 연기면 연기, 생활이면 생활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다. 몰입하지 않으면 연기하는 게 힘들어진다. 연기와 생활이 다르다는 건 가식이란 생각이 들고 가식적인 연기는 결코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실 나는 컷을 나눠서 촬영하는 게 능숙하지 않다. 그래서 중간중간 잘라 가야하는 대사인 경우에 마음속으로 앞부분을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방법을 이용한다."

가식을 던져 버려야 하기에 삶이 고단하는 게 그의 항변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일에 열중하다보면 사랑은 뒷전이다. 자연스럽게 일이 우선이 되고 연애는 그 다음이 된다.

"내가 이 모양인데 어느 여자가 좋아하겠냐. 4년전부터 연애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점점 관심이 사라지는 것 같다. 언제 연애를 하고 결혼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정말 '이 사람이다. 이건 사랑이다'는 사람이 찾아오면 그때는 마음이 바뀔 것 같다. 묘한 건 연애의 기술은 사라지는 것 같은데, 감성은 굉장히 풍부해진다. 요즘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푹 빠져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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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필모 ⓒ홍봉진 인턴기자 hongga@


이필모는 쩌렁쩌렁한 호탕한 웃음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극중 거의 한 회도 거르지 않았을 정도로 얻어 맞는 장면이 '난무'하다는 설명이다.

"거의 매회에 어머니(김보연 분)나 아버지(이영하 분)에게 매를 맞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박인환 선배님게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아팠다. 이런 장면은 NG가 나면 곤란한데 가끔 NG도 나는 것 같다. 사실 철이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점에서 실제 이미지와 동일시 되는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작품이 끝이 나면 또 다른 작품으로 많은 분들을 만날텐데 말이다. 하지만 매 촬영 큰 어려움 없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사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지 나 역시 사뭇 궁금하다. 이 작품으로 시청자분들에게 친숙함을 드렸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필모는 인터뷰를 마치며 아직 이른 얘기지만 차기작에선 카리스마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멋있고 없고를 떠나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하고싶다. 카리스마, 집요함이 있는 연기, 집요함에서 나오는 '포스'를 말하는 것이다. 잔인할 수도 있고, 또 굉장히 냉철할 수도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아줌마부대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며 안방극장 점령에 나선 이필모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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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필모 ⓒ홍봉진 인턴기자 hon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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