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놈놈놈'의 포스터 |
‘한국영화의 재앙!’
지난 2000년 이후 평균 제작비 규모가 30억원 가량을 갓 넘을 시점,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이름으로 최소 70억원, 최대 100억원 규모의 숱한 대작들이 관객을 만났다.
쏟아부은 제작비 규모에 걸맞은 대규모 전투신은 기본이었고 화려한 특수효과 등을 자랑하는 이들 대작영화는 그러나 대부분 관객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제작비 투자 분위기를 가라앉게 할 위험을 지닌 ‘재앙’으로 표현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도전은 계속됐고 결국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디 워’, ‘화려한 휴가’ 등의 대작들은 관객에게 다가갔다. 이 가운데에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다시 쓴 영화들도 있다.
그 같은 관객의 지지를 노리며 또 다시 대작영화들이 몰려오고 있다.
2006년 한국영화 개봉작들의 평균 총제작비가 40억2000만원(영화진흥위원회 자료)인 상황에서 그 2배가 넘는 규모의 제작비를 쏟아붓는 대작들이 관객의 발길을 노리며 한창 제작 중이다.
우선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톱스타들이 한 무대에 선다는 것과 함께 ‘조용한 가족’, ‘장화, 홍련’ 등의 김지운 감독이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대표적이다.
순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제작되는 ‘놈놈놈’은 1930년대 중국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황량한 시대를 살아가는 세 사내의 활극을 그린다. 송강호는 '열차털이범', 이병헌은 '마적단 두목', 정우성은 '현상금 사냥꾼' 역을 각각 맡아 이제껏 보지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예고하고 있다.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한 만큼 현재 중국 북부 자위관과 둔황 등에서 막바지 촬영 중인 영화는 ‘한국판 웨스턴’을 표방하며 할리우드 서부영화의 컨셉트와 분위기를 차용하며 기대를 걸게 한다.
영화 ‘약속’과 ‘와일드 카드’의 김유진 감독은 조선시대로 날아가 대작의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영화 '신기전'의 한 장면 |
조선시대 세계 최초 다연발 로켓포와 로켓 화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조선의 비밀병기로써 신기전이라는 신무기를 둘러싸고, 상단의 우두머리와 화포 제작의 비밀을 지키는 여자 등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순제작비 100억원 이상이 투여되는 영화 ‘신기전’은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한은정 등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고 한국영화로는 아직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를 대규모 제작의 그림판에 그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혜수와 박해일이 주연하는 영화 ‘모던보이’는 1930년대 경성의 한 풍경을 그려낸다. 80억원 규모의 제작비로 식민시대 경성이라는 모던하고 근대적인 듯 보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저항과 무기력의모순된 공간으로서 경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 ‘해피엔드’와 ‘사랑니’로 관객에게 낯익은 정지우 감독은 1930년대 경성이라는 공간이 드러내는 당대의 풍경과 시대상을 온전히 그려내기 위해 특히 미술과 의상 등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 로맨스와 모던한 분위기 속에서 인생을 즐기려는 남자와 그가 사랑한 비밀스런 여자의 이야기를 30년대 경성이라는 공간 안에 그려넣는다.
영화 '모던보이'의 주연배우 박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