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바이벌'PD "소외됐던 가수들, 검색어 1위때 보람"(인터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7.10.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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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쇼바이벌'의 한 장면과 연출자인 성치경 PD(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


매주 토요일 오후 5시40분 방송되는 MBC '쇼바이벌'. 음반을 냈지만 음악팬들에 자신들을 각인시키지 못하고 곧바로 사라진 가수(팀)들 및 앨범 준비만 몇년째 하고 있는 팀들이 출연해,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있는 '쇼바이벌'은 요즘 가요계가 주목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토요일 오후라는 취약한 시간대에 편성되며 아직까지 MBC에 만족할 만한 시청률을 안겨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중고 신인 가수들이나 중소 가요 기획사들에 '쇼바이벌'은 너무나 반가운 프로그램이다.


소수의 인기 가수들이 지상파 3사의 가요 프로그램 출연을 독차지하고 있고 톱가수들을 다수 보유한 대형 가요기획사들이 방송에 미치는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요즘 가요계의 현실에서, 인지도도 낮으며 힘 센 기획사에도 속해 있지 않은 가수들이 거의 유일하게 출연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수가 '노래' 뿐아니라 '개인기'와 '재치있는 입담'도 선보여야만 하는 여타 오락 프로그램과는 달리 '쇼바이벌'에 출연한 가수들은 "어떻게 하면 이번에 시청자와 심사위원단 앞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까"만 고민하면 되는, 어찌보면 가수들을 가장 본업에 치중케 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쇼바이벌'의 이러한 성향은 현재 방영 중인 '2기 방송'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렇듯 시청률과 관계없이 가요 관계자들과 마니아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쇼바이벌'과 관련, 연출자인 성치경 PD로부터 이 프로그램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성PD와의 일문일답.

-우선, 현재 방영 중인 2기 '쇼바이벌'을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설명해 달라.

▶1기 때는 25개팀이 넘게 참가해 이중 16개팀이 그랑프리를 놓고 '공연 배틀'을 펼쳤고 양희은, 정원관, 김종서씨 등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의해, 오랜 기간 데뷔 앨범을 준비 중이었던 혼성밴드 에이트가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총 12팀이 그랑프리를 놓고 공연 대결을 벌일 2기에서는 전문 심사위원단 평가 300점에, 시청자 ARS 참여 100점을 새롭게 더해 총 400점을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또한 모두 녹화였던 1기 때와는 달리, 오는 11월3일 방송될 2기 결승전은 생방송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쇼바이벌'을 선보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가요계에는 여전히 실력있는 신인들이 많지만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 팀은 한정돼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방송에 한번 출연하거나 음반 1장을 내고 쉽게 잊혀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러한 점을 고려, 음악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지니고 있는 팀들에 다시 한번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방송을 통해 주고 싶어 이번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 또한 '쇼바이벌'을 통해 '흙 속의 진주'가 발견될 경우, 가요팬 및 시청자들 역시 좋은 음악을 보다 많이 듣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점도 이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된 배경 중 하나이다 .

-'쇼바이벌' 참가 자격은 어떻게 되나.

▶정규 2집 이하 가수 중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팀들은 모두 오디션을 볼 수 있다. 1,2기를 통틀어 지금까지 60여팀 이상이 오디션에 참가했다. 오디션에서는 그 팀의 음악적 열정과 재능이 어느 정도인 지를 주로 본다. 이 부분만 갖춰질 경우, 본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오디션을 치러 본 결과, 주로 작은 기획사 소속이나 아예 소속사가 없는 가수들이 오디션에 참가했고 이들이 본선에 올랐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의 가수 지망생들에도 오디션을 볼 기회는 항상 열려있다. 어차피 음악성과 열정이 본선 진출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쇼바이벌' 참여팀 중 기억에 남는 팀이 있다면.

▶1기 때 우승을 했던 에이트와 인기 모았던 슈퍼키드, 그리고 베이지 등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여러 팀들 중에서도 V.O.S에 대한 기억은 지울 수가 없다.

V.O.S는 지난 2004년 1집 발표 이후 대중들에 어느 정도 알려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요계 주류에서 소외됐다. 이 사이 멤버 중 한명은 아예 당구장을 차렸을 정도로, 활발하지 못한 가수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쇼바이벌' 1기에 출연하면서, V.O.S 멤버들 모두가 이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정말 열심히 공연을 펼쳤고, 이 때문에 또 다시 많은 팬들이 V.O.S를 주목했다. 최근 V.O.S가 발표한 새 싱글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무척 좋았다.

-'쇼바이벌'을 연출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쇼바이벌'이 방영되고 있는 동안이나, 방송 직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많은 팀들이 여러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것을 봤을 때다. 음악을 사랑하는 참가자들이 팬들에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그토록 좋아하는 음악도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쇼바이벌' 시청자들에 전하고 싶은 말은.

▶'쇼바이벌'은 2가지 약점을 안고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이 보장되지 않는 신인들이 출연하는 것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요 프로그램'의 성격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쇼바이벌'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있는, 그야말로 순수한 신인들을 만날 수 있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예능 프로그램이니 만큼 시청자들께 더욱 큰 재미를 드리기 위해, 저 역시 '쇼바이벌'을 열심히 만들테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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