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라 타쿠야 "원빈,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된다"(인터뷰)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0.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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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타쿠야 ⓒ부산=홍기원 기자


일본 배우가 이름만으로 한국 대중에게 곧바로 인식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본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된 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일류(日流)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남자, 기무라 타쿠야는 그 이름만으로 국내에서도 초절정 스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일본 배우이다. 기무라 타쿠야가 부산을 찾았다.


'히어로'를 찍기 위해 부산에 잠시 머물렀던 그가 이번에는 완성된 '히어로'를 들고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5일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 이 스타의 내한을 환영했다. 기무라의 발자취가 닿은 한국의 공항에도 그의 추종자들은 진을 쳤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무라 타쿠야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철저한 사생활 불가침론자인 기무라 타쿠야의 속내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중하기로 유명한 배우답게 그는 질문 하나하나에 단어를 고르듯 신중하게 답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히어로'를 다시 영화로 찍게 됐는데. ('히어로'는 2001년 후지TV에서 방영된 드라마로 현지에서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8일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히어로'는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망설였다. 제의가 왔을 때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만나면 전혀 낯설지 않고 거리낌없는 친구가 있지 않나. '히어로'의 쿠리우 캐릭터가 바로 그렇다.

한국은 케이블을 통해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아시아 사람들은 유럽과 달리 스킨쉽을 낯설어한다. 그렇지만 서로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한국 관객들도)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있다.

-드라마와 영화와 차이가 있다면.

▶일단 부산에서 찍은 분량이 새롭다.(부산에서 찍은 분량에는 이병헌이 한국 검사로 등장한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인간 관계가 애매한 게 있는데 영화에서는 더 깊어졌다.

-한국에서는 배우라는 이미지보다 스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80세까지 연기자로 남고 싶나, 스타로 기억되고 싶나.

▶둘 다 어려울 것 같다. 80세까지 배우로 남는 것도, 스타로 기억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두 가지 모습보다는 그 전에 한 명의 당당한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왕가위 감독과 '2046'를 찍었던 것처럼 한국감독과 작업을 함께 할 의향은 없나.

▶나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선택당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내가 작품을 선택한다면 작품보다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를 내가 선택할 수 없지 않나. 좋은 배우와 좋은 현장이 있다면 한국영화에 기꺼이 출연할 것이다.

-원빈이 기무라 타쿠야를 벤치마킹해 일본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원빈이 만일 나를 그렇게 의식했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원빈과 나는 같은 표현자이다. 그가 어떻게 표현해 나갈지, 변해갈 지 기대된다. 또한 나를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정말 자랑스럽다.

-한국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생각은.

▶한국영화를 보면 전반적으로 드는 생각인데, 한가지에 초점을 맞춰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 같다. 발상도 풍부하고. 드라마도 그런 것 같다. 또한 만드는 사람 뿐만 아니라 관객도 감성이 풍부한 것 같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는 관객에게 일방적이기 쉽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작품과 관객, 시청자들의 소통이 잘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국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한국은 대륙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있다. 일본은 국경을 넘는다는 개념이 없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한국의 대통령이 북한에 가는데 차를 타고 가더라. 일본에서 수상이 다른 나라를 갈 때는 바다를 건너야 한다. 그런 면에서 사고방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기무라 타쿠야의 상징 중 하나가 해골이다. 이 자리에도 해골 반지를 하고 왔다. 해골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면.

▶이유를 설명하자면 좀 쑥스럽다.(웃음) 해골의 모티브를 좋아하는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내가 해적같은 이미지가 있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그 뿌리에는 'Peace' 마크와 같은 의미가 있다.

인종이 다르더라도 모든 사람은 뼈가 되면 다 똑같다. 그래서 해골을 좋아한다.

-멜로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데.

▶내가 맡은 캐릭터와 완전히 동화되게 봐줬다면 고마운 일이다. 스토리를 보는 관객이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이름이 누구라고 떠올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인물이 되려 노력한다.

모든 장르에 도전하고 싶지만 굳이 따지자면 공포 영화를 해보고 싶다. 공포영화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만드는 사람이라면 해보고 싶다.

또한 영화로 다루기 어려운 소재에 도전해보고 싶다. 정치적인 이유로 과연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수 있을까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 나는 배우로서 그런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한국음식 중 좋아하는 게 있다면.

▶김치. 매일 식탁에 올랐으면 할 만큼 아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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