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복귀' 김명곤 전 장관 "장관이 인생의 굴레 될순 없다"

[일문일답]'대왕세종' 한글날 첫 촬영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7.10.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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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인턴기자


8년만에 연기에 복귀한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허심탄회한 소감을 밝혔다.

한글날인 9일 오후 경기도 용인민속촌에서 진행된 KBS 새 대하드라마 '대왕 세종'(극본 윤선주·연출 김성근 김원석)의 첫 촬영에 나선 김명곤 전 장관은 "무엇보다 설레고 기쁘다"며 시종 밝은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문화부 장관을 거쳤다는 이력 때문에 느낀 부담을 솔직히 고백하며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저런 껍데기를 많이 썼는데 어떻게 하면 훌훌 털고 옛날처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내 인생에서 앞으로 연기를 영원히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싶었다. 그렇다면 지금 기회가 왔을 때 떨쳐버리고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직자로서 장관을 했다는 것이 내 인생의 영원한 굴레가 돼서는 안되지 않나. 때로는 과감하게 떨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조선시대 최고의 왕으로 일컬어지는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그린 이번 작품에서 태종의 정적으로 고려 재건을 꿈꾸는 고려 왕실이 후예 옥환 역을 맡았다.


2000년 1월 국립극장장 취임을 시작으로 지난 7년간 공직에 몸담아 온 김 전 장관의 연기 복귀는 1999년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정' 이후 8년만이며, 단막극을 제외한 TV 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9일 '대왕세종'의 첫 촬영을 마친 김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복귀 소감은?

▲어제는 긴장됐다. 처음 영화 촬영장에 오는 것처럼 설레기도 했다. 다들 친절하게 잘 해줘서 맘 편하게 촬영을 했다. 잘했는지는 모르겠다. 무엇보다 연기를 다시 한다는 게 가슴 설레고 부담도 되면서 굉장히 기쁘기도 하다. 본래 연기로 시작을 했고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옛날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기쁘다.

-'대왕세종'을 선택한 이유는?

▲연출자께서 제안을 했다. 내가 맡은 역할이 새롭게 창작된 인물데다 흥미로운 캐릭터라서 관심이 생겼다. '대왕세종' 자체의 구성이나 시나리오 역시 참신하고 좋다.

-굳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TV 드라마는 처음이다. 안 해봤던 분야인데다 작품이며 역할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특별히 TV 드라마니까, 연극이니까, 영화니까 하는 건 아니다. 한 번 해볼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대왕 역의 김상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종에 딱 잘 어울린다. 덕망 있어 보이고 지적인 면모도 있다. '화려한 휴가'에서 굉장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다.

-전 장관이라는 데서 느끼는 부담도 클텐데.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떡하면 그런 껍데기를 많이 썼는데 훌훌 털고 옛날같이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고 내가 준비가 됐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앞으로 연기를 영원히 안하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지금 기회가 왔을 때 떨쳐버리고 해보는 건 어떨까 했다.

공직자로서 장관을 했다거나 하는 것이 내 인생의 영원한 굴레가 돼서는 안되지 않는가. 때로는 과감하게 떨쳐 버리고 내가 하고싶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다른 계획이 있다면.

▲천천히 준비중이다. 아직은 공개할 정도는 아니다. 나는 배우로도 활동을 했지만 연출가로도 활동했고 극작도 했다. 그동안에 구상하던 작품들을 더 다듬고 준비하는 중이다.

-공직생활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그때 이야기는 다 잊어버렸는데. (웃음) 내가 일으킨 문제라기보다 그 전에 쌓이고 쌓였던 것이 마침 내가 있던 시절에 대형 사건들이 터진 셈이다. 우리 직원들과도 호흡이 잘 맞아서 큰 일 없이 무난하게 문제들을 헤쳐나갔다고 생각한다.

대개 배우들이 한 역할을 끝나고 가면 빨리 그 역할을 잊어야 다음 역할을 하지 않나. 한 역할을 했다고 그 역할에만 매여 있으면 안된다. 그래서 장관 끝나고 나서는 장관이라는 역할을 빨리 잊어버리려 했다. 노력 안해도 금방 잊어버리게 되더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때와는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출퇴근도 안하고 넥타이도 안 매고, 자유로워졌다. 또 나 혼자서 처리하고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에서도 처음에는 굉장히 불편해 했다. 아침에 나가야 하는데 안나가니까. 지금은 가족들과 하루종일 지내는 것도 익숙해졌다.

연기 복귀하는 데 대해 우리 아들 딸이 제일 걱정이다. '아빠 연기 할 수 있겠어', '내가 매니저로 따라다닐까' 그런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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