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결산]미래 향한 성장통 겪은 부산국제영화제①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0.1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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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산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4일 시작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다.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어느때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예상치 않은 비가 쏟아져 많은 행사가 어그러졌으며, 작은 실수는 풍선마냥 부풀러졌다.

이러다보니 정작 영화제가 거둔 성과는 가려져 비가 줄줄 샜던 것으로만 비춰졌다.


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거둔 성과와 미흡했던 점을 정리했다.

#악천우에도 대폭 늘어난 관객..아시아영화인 연대 더욱 강화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태풍의 영향으로 야외행사가 취소되고 갑작스럽게 영화 상영이 취소되는 등 악재를 겪었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 축제를 만끽했다.


9일까지 영화제를 찾아 새로운 영화를 즐긴 관객은 18만 4000여명이다. 지난해 영화제에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총 16만 500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악천우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 훨씬 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제측은 11일까지 결산할 경우 관객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올해 편리해진 예매 시스템이 갖춰진데다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진행된 영화 상영이 서면과 대연동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한 64개국 275편이 초청됐으며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역대 최다인 92편에 달하는 것도 한 몫했다.

피터 그리너웨이, 허샤오시엔, 다리우스 메흐르지 등 그 어느때보다 많은 거장들이 부산을 찾았으며,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의 출범으로 150여 스타들이 개막식에 참가해 올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기치인 아시아영화인의 연대도 한층 강화됐다.

올해 출범한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는 첫 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문근영 김태희 등이 소속된 나무엑터스와 중국의 청티엔 그룹이 협약을 맺고 상대국에서 소속 배우들이 활동할 때 매니지먼트를 대행하기로 했다.

8억원 규모의 아시아시네마펀드(ACF)도 아시아영화인의 육성에 일조했다. ACF는 단순히 제작비를 지원하는 게 아니라 영화 제작부터 진행,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 영화인으로 거듭나는 '부산의 아이들'을 육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시아문화기술투자주식회사 설립과 영화사 발콘을 설립한 것도 부산국제영화제의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발콘은 부산시가 지원하고 영화제가 최대 주주가 돼 매해 40여편의 아시아 영화를 수입하고 배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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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파행을 겪은 'M' 갈라프리젠테이션에 김동호 위원장이 해명하고 있다>


#커진 외형을 쫓아가지 못한 시스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여러 지적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쏟아진 데는 영화제의 성장 속도를 시스템이 뒤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리오 모리꼬네에 대한 의전 문제와 파행을 겪은 'M' 갈라 프리젠테이션을 비롯해 적절하게 공지되지 못한 상영 취소, 자원봉사자와 스태프의 경험 부족 등은 부산국제영화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M' 갈라프리젠테이션은 이런 상황을 예측한 제작사측이 영화제측에 더 큰 회견장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영화제측이 다른 3편의 갈라프리젠테이션이 모두 같은 규모에서 진행된다며 원칙을 강조해 화를 불렀다.

갈라프리젠테이션은 거장의 새로운 영화를 소개하고 자유로운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돼 사진 촬영 이상의 효과를 내지 못한 것도 내년에 보완해야 할 문제이다.

때아니게 폭우가 쏟아졌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못한 것도 지적된다. 야외행사 와 상영이 취소될 경우 재빠른 공지가 이뤄졌어야 했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영화제의 규모에 비해 부족한 예산도 시스템 미비에 한몫을 했다. 예산 확보가 결코 쉽지 않지만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에 걸맞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김정룡 영화제 홍보팀장은 "올 해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동안 반성만 했지 실질적으로 옮기지 못한 것들을 확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자원봉사와 스태프의 교욕, 선출, 효율성 등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알려진 것과는 달리 PIFF팬들의 변함없는 애정을 받았다. 크게 증가한 관객수가 이를 입증한다. 올 부산국제영화제가 받은 여러 지적은 더욱 사랑받는 영화제가 되기 위한 성장통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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