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손예진·김혜수, 이런 모습 처음이야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0.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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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는 하지만 섣부른 변신은 아니한만 못한 법.

올 겨울 그동안 청순함과 발랄함, 그리고 섹시함으로 페로몬을 폴폴 풍기던 여배우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관객에 선을 보인다.


그동안 익숙했던 여배우들의 모습이 확 바뀐 데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지, 아니면 호된 질책이 쏟아질지, 결과는 개봉일이 지나서야 알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여배우들의 변신을 짚어봤다.

#김태희가 유부녀라고? 그것도 지긋지긋하게 싸움을 벌이는!

특별한 화제작이 없는게 화제일 정도로 잠잠한 올 겨울, 캐스팅만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 있으니 바로 한지승 감독의 '싸움'이다. 설경구와 김태희가 부부로 출연해 '장미의 전쟁'을 연상시킬 정도로 징글징글하게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최대 관심사는 김태희의 변신이다. 김태희의 연기 변신이 영화의 성패 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꼭 1년전 12월 '중천'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태희는 '싸움'이 오는 12월 개봉이 확정돼 '12월의 여인'이 될 것이다. 과연 그녀가 명목상 12월의 여인이 될지, 하늘거리는 날개옷을 입은 선녀에서 지상에 발을 굳게 딛은 여인이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조금씩 흘러나오는 소식은 김태희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가 많이 담겨있다. '싸움'은 애초 7월말 크랭크업 예정이었으나 우천과 그 밖의 사정으로 9월초 촬영이 종료되면서 속사정이 있는게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았다.

하지만 '연애시대'로 손예진을 더욱 사랑스럽게 담금질했던 한지승 감독의 마법이 김태희에게도 적용됐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있다.

과연 CF를 통해 천상의 미인으로 알려진 김태희가 자신이 짊어진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줄 수 있을지, 12월이 다가오고 있다.

#손예진, 청순가련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팜므파탈까지

손예진은 매 작품마다 조금씩 자신의 연기톤을 바꿔 지금까지 다양한 역할에 도전을 해왔다. '작업의 정석'에서는 '된장녀'의 전형을 보여줬으며, 드라마 '연애시대'에서는 이혼을 한 뒤에도 남편과 쿨하게 지내는 여인으로 현실적인 사랑을 그려냈다.

하지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손예진에게는 '클래식'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에서 보인 청순가련한 여인 이미지가 강했다. 큰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첫 사랑, 대중의 머릿 속에 담겨있는 손예진의 가장 큰 잔향이다.

그랬던 손예진이 '원더우먼'급의 180도 변신을 시도한다.

12월 개봉 예정인 '무방비도시'(감독 이상기)에서 손예진은 기업형 소매치기 집단을 이끄는 보스로 등장한다. 어둠의 세력을 이끄는 여인에게 가시 달린 장미처럼 치명적인 매력이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일 터,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된 손예진의 모습은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손예진은 일단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으로 몸매를 과시하면서 도발적인 이미지로 등장한다. 여왕님처럼 군림하는 듯한 그녀는 한편 자신들을 추적하는 형사 김명민과 가슴 한켠에 사랑을 숨긴 채 베드신을 선보인다.

'무방비도시'는 12월 '싸움'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어서 손예진과 김태희, 두 미녀의 변신 대결도 화제가 될 전망이다.

#김혜수, '이대 나온 여자'에서 미스테리와 섬마을 여인으로

2006년 영화계를 빛낸 여자배우는 단연 김혜수이다. '타짜'에서 "이대 나온 여자"라고 내뱉은 김혜수의 한 마디는 지난해 장안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타짜'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혜수는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난무할 정도로 확실한 연기파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김혜수는 '바람피기 좋은 날'과 '좋지 아니한가'로 좋을 수 밖에 없는 나날을 보냈다.

올 겨울 김혜수는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일제치하 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모던보이'와 열 한번째 엄마로 외딴 섬을 찾는 '열한번째 엄마'로 배우로서 또 다른 경계를 넘어서려 한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트레일러가 공개된 '모던보이'에서 김혜수는 단발머리에 기모노를 입은 채 등장,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모던보이'에서 김혜수는 양파처럼 껍질을 벗길수록 실체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여인을 연기한다.

김혜수는 일단 트레일러에서는 기존의 섹시함에 바탕을 둔 매혹적인 여인으로 등장했다. 관계자들은 김혜수가 극을 이끄는 만큼 팔색조 이상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스터 외에 정보가 일절 공개되지 않은 '열한번째 엄마'는 김혜수의 도전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수는 열번째 엄마를 갈아치운(?) 아이에게 열한번째 엄마로 등장해 화려함을 버리고 밑바닥을 연기한다.

올 겨울 영화에는 이밖에 색다른 모습을 보이는 여배우들이 많다. '펀치레이디'에서 매맞는 아내로 등장하는 도지원을 비롯해 '세븐데이즈'의 김윤진 등이 관객에게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들을 소개한다. 여자의 변신이 무죄로 판명될지, 유죄로 끝날지, 올 겨울 관객들은 다양한 볼거리를 만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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