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태왕사신기', 이젠 '스토리 승부'다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7.10.25 13:23
  • 글자크기조절
image
'태왕사신기'의 사신(四神)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수지니(이지아 분), 현고(오광록 분), 처로(이필립 분), 주무치(박성웅 분)
24일 12회를 방영하며 어느덧 반환점에 도착한 MBC 수목 팬터지 사극 '태왕사신기.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 박경수ㆍ연출 김종학 윤상호)는 지난 9월 11일 1회 방송 이후 12회까지 수목 드라마의 선두 자리를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고 시청률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연부인(김선경 분), 각단(이다희) 등 등장 분량이 길지 않았던 인물들까지 인터넷을 후끈 달궜을 정도로, TV 밖에서도 여러가지 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반환점까지의 성적은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1회부터 12회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연이어 등장한 게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신화시대를 다룬 1회 때에는 백발을 휘날렸던 하늘의 아들 '환웅'(배용준 분)과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던 환웅의 여인 '새오'(이지아 분), 그리고 환웅에 맞서는 호족의 여전사 '가진'(문소리 분) 등 신비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태왕사신기'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는 고구려시대로 넘어온 뒤에도, 유약한 듯 보이지만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훗날 '태왕'(광개토대왕)의 칭호를 얻을 '담덕'(배용준 분)과 담덕을 사랑하지만 그의 반대편에 설 수 밖에 없는 '기하'(문소리 분) 등 만만치 않은 사연과 숙명을 지닌 캐릭터들이 시청자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있다.

더불어 담덕이 '태왕'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사신들도, '처로'(이필립 분)가 12회 말미에 나오며 '자기소개'를 마쳤다. 친언니 기하와 담덕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할 주작의 현신 '수지니'(이지아 분), 현무의 현신 '현고'(오광록 분), 백호의 현신 '주무치'(박성웅 분), 청룡의 현신 '처로'(이필립 분) 등 강한 개성을 성격의 '사신'들은 12회까지를 통해 시청자들에 자신들을 각인시켰다.

담덕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화천회 대장로(최민수 분) 및 연호개(윤태영 분)등도 '태왕사신기'의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인식돼 있는 강한 캐릭터들이다.

'태왕사신기'가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반환점에 이를 수 있었던데에는 1회 신화시대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했던 것처럼, 그동안 TV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화려한 볼거리'를 자주 선보인 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태왕사신기'는 1~12회까지 개성 있는 캐릭터와 화려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왔다.

하지만 '태왕'(太王)과 '사신'(四神) 그리고 이에 대립하는 인물 등 실질적인 주역들이 모두 나왔고 '화려한 볼거리'도 어느 정도 시청자들의 눈에 익어 가고 있는 만큼, 반환점을 돌아선 이후부터는 '스토리 라인'이 흥행 지속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힌트는 있다. '태왕사신기'의 송지나 작가는 지난 9월 말 자신의 홈페이지에 "태사기를 쓰면서 '어떻게 하면 광개토태왕이 정복전쟁만 하는 왕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송작가는 이 글에서 '태왕사신기'가 중반에 들어서면 광개토대왕과 백제와의 전쟁이 나오고 거란땅의 정벌도 등장하며 후반에는 연과도 싸우고 왜구도 토벌하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 역시 광개토대왕 담덕이 싸움에서 '이겼다'가 아닌 '왜, 어떻게' 싸웠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등장시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13회 이후부터는 대규모 전투신도 펼쳐지겠지만, 이보다는 태왕의 비상한 창의력과 추진력 그리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춰 극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한층 높다는 것을 송 작가의 글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