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장이모우 감독에게 발탁된 이들은 때로는 청순함으로, 때로는 신비스런 동양의 이미지와 매력을 한몸으로 뿜어내며 또 때로는 팜므파탈의 관능적 카리스마로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 관객에게 다가갔다.
물론 장이모우 감독 등이 얻은 세계적인 명성도 두 여배우의 성장에 큰 힘을 주기도 했지만 이들의 매력은 세계 관객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여배우가 이제 그들의 뒤를 이을 것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안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8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색, 계'의 탕웨이가 그 주인공이다.
미스 베이징 출신으로 동양적 미모를 갖춘 탕웨이는 '색, 계'에서 양조위와 함께 주연으로 나서 관능적인 매력을 한껏 펼쳐냈다. 1942년 중국 상하이에에서 일본 부역자 양조위를 처단하기 위해 그를 유혹하는 학생 역을 연기한 그는 신인으로서는 과감하게 20여분 동안 이어지는 격렬한 정사신을 연출해냈다.
연기력 또한 남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배우로서 갖춰야 할 총명함도 그를 새로운 톱스타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한다.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
최근 내한했던 그는 "베니스에서 상을 받았을 때에야 비로서 이 작품을 예술로 인정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할 수 있었다. 개인상이 아니라 작품상이어서 더욱 좋았다"면서 "영화 '색, 계'는 모두의 작품이다"는 겸양의 자세를 내보이기도 했다.
탕웨이의 이 같은 잠재력에 힘을 더해주는 사실도 덧붙여진다.
상영 5주차를 맞고 있는 미국에서 '색, 계'는 개봉 당시 리미티드 1개관에서 관객을 만났지만 현재 143개로 상영관을 확대했다. 특히 20여분 동안 펼쳐지는 양조위와 탕웨이의 정사신 때문에 NC-17의 제한상영 등급을 받았지만 300만달러의 수입을 얻었다.
홍콩에서도 역대 9월 개봉 영화 중 최고 오프닝을 기록하며 550만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이는 역대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 중에서도 최고 기록이라고 수입사측은 밝혔다.
또 오는 12월8일 열리는 대만의 아카데미 금마장 시상식에도 '색, 계'는 탕웨이가 여우주연상과 신인상 후보에 오른 것은 물론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무려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색, 계'는 대만에서 올해 개봉한 영화 중 현재 5위를 기록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색, 계'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탕웨이가 이 같은 성과를 발판삼아 내디딜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