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세계'-'기담', 흥행 아쉬움 청룡상으로 달래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1.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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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세계'


늦었지만 축하할 일이다. 좋은 영화는 비록 관객에게 덜 사랑을 받더라도 의미를 남긴다는 사실을 청룡영화상이 증명했다.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와 정가형제의 '기담'에 제2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각각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미술상과 촬영상을 수상해 각각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우아한 세계'와 '기담'은 개봉 당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작품들이다.

'우아한 세계'는 직장에서 치이고 가족에게 떠밀리는 40대 중년 남성을 조폭이라는 직업군으로 설정해 그리며 완성도를 자랑한 작품이다. '기러기 아빠'로 남은 주인공 송강호의 연기는 보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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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기담'은 40년대 일제 치하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 병원에서 일어난 괴이한 일들을 담았다.

'그 밥에 그 나물'로 불리던 공포영화의 상투성 틈에서 '기담'은 색다른 정서와 사람의 인연에서 벌어지는 공포로 올해 여름 한국영화가 낳은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영화사 도로시가 처음 제작한 '기담'은 새로운 공포영화를 기대하던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두 작품은 나란히 흥행에서 쓴 맛을 봤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좋은 영화"라는 관람평을 이곳저곳에 올렸지만 극장까지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관계자들은 이 같은 흥행 결과에 한편으로는 낙심했고, 그래도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데서 위안을 얻었다.

특히 '기담'의 경우 재상영을 요구하는 관객들의 온라인 청원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좋은 영화'를 지키자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 관계자들을 기쁘게 했다.

청룡영화상에서 '우아한 세계'와 '기담'이 나란히 2관왕에 오른 것이 흥행에 대한 아쉬움 모두를 달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두 영화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됐으며, 영화 관계자들에게는 좋은 영화는 꼭 흥행이 아니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했을 것이다.

두 영화 관계자들은 비록 흥행으로 샴페인은 들지 못했지만 청룡영화상으로 술 한잔을 도란도란 나누며 '좋은 영화'에 대한 열정을 또 다시 피워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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