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 |
서태지는 없었다. 하지만 그 열기는 뜨거웠다!
1일 오후 7시부터 서울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서태지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한 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1992년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이름으로 데뷔한 뒤 히트시킨 '하여가' '너에게' '컴백홈' 등을 후배 가수들이 부르며 그를 추억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특히 이날 참석한 가수들이 부른 노래는 모두 서태지가 직접 정한진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교실 이데아'를 부른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그런데 서태지 선배님이 가수들에게 직접 부를 곡을 골라주면서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노래인 '교실이데아'를 우리에게 맡겨줘 너무 영광이다. 솔직히 큰 부담이 됐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멤버 미쓰라진과 DJ투컷도 "하고 싶었던 곡이었지만 걱정부터 됐다. 그래서 무대에 올라와서도 긴장했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에픽하이와 함께 이날 무대에 오른 가수 나윤권, 45RPM, 넬, 스윗소로우 등은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공연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홍봉진 인턴기자 |
그러나 이날 뜨거운 공연장의 열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무대 세트에 불이 붙어 큰 화재로 번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8시20분께 무대에 오른 스윗소로우는 '컴백홈'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편곡, 새로운 느낌의 '컴백홈'을 부르다 흥을 돋우기 위해 마련된 불꽃이 무대 위 세트로 옮겨 붙으면서 큰 불로 번질 뻔했다.
다행히 불꽃을 발견한 스태프는 즉시 무대 위로 올라가 불을 끄고, 공연은 중단 없이 무사히 이어졌다.
이 외에도 이날 15년 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프로그램이었던 MBC '특종 TV 연예'의 진행자 임백천과 서태지 7집 수록곡 '로보트' 뮤직비디오에 나섰던 윤진서의 출연은 서태지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윤진서는 이날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히다가 "오늘 고백할 게 있다. 서태지씨한테 두 번째 사인을 받았다"고 말해 많은 팬들의 질투를 자아내기도 했다.
ⓒ홍봉진 인턴기자 |
이와 함께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4000여 관객은 서태지의 부재 속에서도 그의 음악이 나올 때마다 뜨거운 함성과 몸짓으로 그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서태지의 현재 모습을 담은 미공개 영상이 공개돼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영상 속에서 서태지는 건강한 모습으로 팬들을 향해 노래를 불러줘 팬들을 열광케 했다.
한편 11월 초 발매된 서태지 15주년 기념 앨범 '[&] SEOTAJI 15th ANNIVERSARY'는 판매 즉시 전량매진됐으며, 예당측에 따르면 서태지는 또 내년 1분기에 정규 8집 음반을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