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4살 생일을 맞은 꼬마친구와 생일파티를 갖고 있는 이수영 ⓒ홍봉진 인턴기자 |
"가수 안됐으면 제가 여기 선생님하고 있을지도 몰라요.(웃음)"
가수 이수영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의 고사리 손을 꼭 잡는다. 2,3살의 꼬마 친구들이 '하하하' 웃는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눈을 떼지 못하던 이수영은 이내 "우리 노래 하나 불러볼까요?"라며 '곰 세 마리'를 청한다.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곰…'
이수영이 바쁜 스케줄 가운데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의 다솜어린이집을 방문해 저소득층 한부모(편모·편부) 가정 어린이들을 만났다.
이수영은 사회연대은행에서 창업을 지원한 다솜어린이집을 통해 약 3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1년간 간식비를 지원한다. 사회연대은행을 통한 이수영의 이번 기부는 저속득층 어린이와 영세 창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으로, 이수영은 한 번에 두 곳을 도와주는 '천사'가 됐다.
아직 인기가수가 뭔지도 잘 모르는 꼬마친구들은 눈 앞에 차려진 진수성찬에만 눈길이 가는 듯 예쁜 언니의 등장에 어리둥절해 했다. 하지만 이수영이 누군가. 특유의 친근함을 무기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어느덧 그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음식도 나눠먹는 '친구'가 됐다. 이날 네 번째 생일을 맞은 지윤(가명)양은 이수영의 품에 안겨 공주대접을 받기도 했다.
ⓒ홍봉진 인턴기자 |
이수영이 꼬마친구들과 피아노를 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홍봉진 인턴기자 |
함께 피아노를 치자는 요청에도 이수영은 피아노를 칠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꼬마 친구의 손을 잡고 서투르지만 젓가락 행진곡을 치며 따듯한 사랑에 화답했다.
"인성은 아이 때부터 만들어지는데 사랑도, 도움도 받아본 사람이 베풀 수 있는 거잖아요. 저 역시 어릴 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나누는게 당연하죠."
그러면서 이수영은 자신의 방문과 기부가 '선행'이라 불릴 정도는 아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제가 돈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이 이렇게 얼굴을 비치면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실테니까요."
이수영은 자신의 작은 나눔이 더 큰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방법을 알려주고, 큰 돈이 아니라도 어려운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안다는 듯 다솜어린이집 김해연 원장은 "정말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아이들에게 먹는 것은 아끼지 말자는게 평소 소신인데 이걸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유독 이수영을 따랐던 꼬마친구가 떡을 먹여주고 있다. ⓒ홍봉진 인턴기자 |
이런 칭찬에 수줍은 듯 이수영은 자신 역시 가수가 안됐으면 이 곳의 선생님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날 이수영은 다솜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대학 동창 최지원(28)씨를 만났다.
"저 때만 해도 실용음악과가 활성화된 때가 아니었어요. 음악 다음에 관심있던 분야인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했죠. 만약 가수가 안 됐으면 여기서 선생님하고 있을지도 몰라요.(웃음)"
이수영으로부터 1년간 도움을 받게 된 다솜어린이집은 저속득 여성가장이 창업한 어린이집으로, 한부모 자녀들을 위해 매일 오전 6시부터 늦은 밤 10시30분까지 운영한다. 현재 밤늦게까지 일하는 부모를 위해 24시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학생들의 8,90%가 국가보조를 받는 저소득층이다보니 어린이집 운영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날 이수영이 만나 꼬마 친구들 얼굴에서는 구름 한 점 찾아볼 수 없었다.
"도움을 드리러 왔다가 더 큰 사랑을 받고 마음이 풍성해져서 돌아가요. 여러분들이 조금씩만 도우면 큰 힘이 될 거에요. 여러분, 함께 해요."
이수영이 다솜어린이집 식구들과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홍봉진 인턴기자 |
<도움주실 분 : 사회연대은행 02-2274-9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