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 방송3사 CP들이 뽑은 '2007 연기대상'

김태은 기자, 길혜성 기자,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7.12.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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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3사 통합 시상식의 필요성이 매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실현 가능성은 요원하기만 하다.

스타뉴스가 3사 통합 2007 연기상을 선정했다. 방송사별 시상과는 무관한 상이다. 하지만 지난 11월19~27일 KBS 5명, MBC 7명, SBS 5명 등 방송 3사 제작부서 책임프로듀서들(CP) 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시상의 근거다. CP들 실명은 본인들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대상은 박신양이 차지했다. 배용준과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각축 끝에 최종 낙점됐다.

◆대상=박신양

대작이 많았던 한 해라 연기자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했다. 그래도 대상은 SBS '쩐의 전쟁'에서 열연한 박신양의 몫이었다. 2004년 히트한 SBS ‘파리의 연인’이후 3년만에 TV로 돌아온 그는 명불허전을 재입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엘리트에서 사채로 집안이 풍비박산되자 사채업자로 탈바꿈하는 '금나라' 역을 생동감있게 살려냈다. 몰락을 겪으며 점차 악인으로 바뀌어가는 캐릭터지만 박신양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변모 과정을 설득력있게 그려냈다. ‘쩐의 전쟁’ 인기의 많은 부분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그의 섬세한 심리표현과 표정연기에 기댔다.

◆최우수연기상(남자)=배용준

일본 열도를 사로잡은 ‘욘사마’ 배용준의 힘을 MBC ’태왕사신기’를 통해 새롭게 확인했다. 고구려 광개토대왕 역을 맡아 특유의 미소를 머금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화면 밖에서도 지켜온 신비주의는 절대군주로서의 아우라를 더했다. 극중 배역과 배우 자체의 스타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케이스다. 부하를 자신의 목숨처럼 사랑하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진지한 계산과 매력으로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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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연기상(여자)=김희애

SBS ‘내 남자의 여자’를 통해 데뷔 24년만에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버렸다. 팜므파탈로 표변한 김희애의 연기는 보는 이들을 놀라게도 했다. 감탄이 절로 나올 수준이었다. 여고동창생의 남편과 불륜에 빠지는 '화영' 역을 정열적이면서도 히스테리컬하게 보여줬다.

노출이 심한 의상, 격렬한 키스신, 육탄전 등 몸을 사리지 않은 중견의 연기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시니컬한 표정, 옆으로 치뜨는 눈, 퇴폐적인 눈빛, 정열적인 애정표현, 도발적인 말투 등 하나하나 세밀하게 조각해낸 인물이 던진 충격은 크기만 했다.

◆우수연기상(남자)=최수종

역시, 최수종이었다. KBS ‘태조왕건’, ‘해신’ 등에서 연달아 역사적 인물을 되살리며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여온 최수종은 KBS ‘대조영’의 타이틀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연타석 홈런이 거듭되다보니 감동은 다소 반감된 듯도 하다. 그러나 투신하는 그의 노고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섬세한 내면의 아픔, 몰아치듯 터뜨리는 카리스마, 이렇게 스펙트럼도 넓은 연기력으로 영웅 캐릭터의 전형을 이뤄냈다.

◆우수연기상(여자)=윤은혜

아이돌 가수로 출발한 윤은혜의 연기적 재능을 찾지 못했더라면 어땠을지 아찔할 정도였다. MBC ‘궁’으로 출발, KBS2 ‘포도밭 그 사나이’, 다시 MBC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윤은혜는 ‘톰보이’라는 한국드라마의 새로운 여성 전형을 창조했다.

무엇보다 연기 스타일이 자연스럽다. 작은 몸이 뿜는 생기가 배역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꾸밈없는 털털한 연기와 대사가 풍기는 생동력은 ‘커피프린스 1호점’의 남장여자 '은찬' 역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던 이들이 마침내 실체를 확인, 무릎을 쳤다.

◆올해의 드라마=MBC '태왕사신기'

제작기간 3년, 제작비 430억원 이상. '욘사마' 배용준을 주축으로 한류의 부흥을 꿈꾸며 오랜 준비끝에 비상한 '태왕사신기'는 마지막회 35.7% 시청률을 기록, 요즘 시세로 '대박'을 쳤다.

영화 '반지의 제왕' 팀이 철수한 후 한국 제작진이 만들어낸 고난도의 CG를 통해 한국적 판타지를 개척했다는 찬사도 받았다. 볼거리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은 탄탄한 내러티브, 연기자들의 혼연일체를 이룬 연기도 높은 완성도를 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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