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웃기고 울린 2007 한국영화 조연 '4대천왕'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7.12.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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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한위, 박철민,김상호, 나문희>
스크린에 자신을 담는 배우들 중 누가 스스로를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대사가 한 마디 나오든, 백 마디 나오든, 10신에 등장하든, 나오는 신이 대부분 편집되든, 조연배우들이 스크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면 영화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


올 한해 한국영화 속에서는 주연배우 못지 않게 영화에 힘을 실어준 조연들이 많았다. 조연이라는 타이틀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 활약을 펼친 조연 '4대왕'을 정리했다.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약했던 이한위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을 변신시켰던 성형외과 의사부터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해결사, '만남의 광장'과 '바르게 살자'의 엉성한 특공대 반장까지 이한위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한위의 전방위 활약은 안방극장에서도 이어졌다. '커피프린스 1호점'과 '사랑도 미움도' '얼렁뚱땅 흥신소'에 '착한여자 백일홍'까지 1년 365일 쉼이 없었다. 제6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시상자로 등장해 "난생 처음 영화시상식에 왔다"며 수줍게 이야기한 이한위지만 그의 능청스러움에 올 한해 관객들은 배꼽을 여러번 잃어버렸다.

비록 이한위는 다작배우로 불릴까 걱정하지만 당분간 그의 활약은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한위의 고등학교 후배인 박철민은 올해 이한위의 뒤를 이어 관객들을 웃고 울렸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부터 '이대근,이댁은' '화려한 휴가'와 '스카우트'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품에서 편집의 아픔을 늘 누렸다는 이한위의 '말말말'은 그 자체로 웃음을 선사했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에서는 베드신까지 펼쳤지만 편집됐고, '화려한 휴가'는 너무 웃겨서 편집되고, 순애보 조폭으로 등장한 '스카우트'에서야 비로서 덜 편집되는 기쁨을 안았다.

박철민은 올해 각종 시상식에서 조연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대중에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린 것만으로 박철민은 올해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의 올해 출연작들을 다합하면 관객이 1000만에 육박하기에 '합하면 천만배우'로 불리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28회 청룡영화상에서 '즐거운 인생'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상호는 "정말 탈지는 몰랐다"며 울먹였다. 누구보다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했던 그이기에 수상의 기쁨이 더했을 것이다.

김상호는 '식객'과 '오래된 정원', '즐거운 인생'과 '마을금고 연쇄테러사건'에서 슬프도록 착한, 눈물 속에서 웃음이 한방울 피는 그런 인생을 그렸다. 김상호는 이한위 박철민 등과는 또 다른 서민 캐릭터를 오래 연기했기에 그의 수상은 뒤늦은 감이 있을 정도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 아니더라도 이미 스크린에서 나문희는 '국민엄마'였다. '열혈남아'에서 아들을 살해하러 온 조폭에게도 엄마를 전해주던 나문희는 올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화려한 휴가'에서 국민엄마의 눈물은 대못을 박듯이 관객의 가슴을 쳤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한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에서도 나문희는 관객을 요리저리 끌고 다니며 웃고 울렸다.

올해 가장 활약이 두드러진 4명의 배우들에게 '4대 천왕'이라는 수식어를 안겼지만 이들 외에도 스크린에서 빛을 발한 배우들은 많다. 얼굴 없이 목소리만으로 관객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 '그놈 목소리'의 강동원부터 '화려한 휴가'의 이름 없이 죽어간 단역들까지, 그들의 활약은 영화를 더욱 영화답게 만들었다.

2008년에는 또 어떤 배우들이 관객을 웃고 울릴지, 새로운 영화와 배우들이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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