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vs컨츄리꼬꼬, 무대사용논란 쟁점은?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7.12.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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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과 컨츄리꼬꼬가 콘서트 무대 사용의 범위를 놓고 대립하고 있어 가요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승환이 '슈퍼히어로'라는 제목으로 지난 22일과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공연을 벌였고, 컨츄리꼬꼬가 25일 2회에 걸쳐 같은 장소에서 '불후의 명곡 콘서트'를 벌였다.


하지만 이승환의 콘서트 무대를 컨츄리꼬꼬가 빌려 쓰기로 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이승환이 생각했던 '빌려주는 무대'의 범위와 컨츄리꼬꼬 측이 '빌려 쓴 무대'의 범위가 서로 달랐던 것이다.

◆ 이승환 "좋은 마음으로 빌려주고 뒤통수 맞았다"

이승환은 컨츄리꼬꼬 공연이 벌어진 25일 오후 7시께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어떻게 내 공연무대를 그대로 쓸 수가 있나. 한마디 양해나 상의도 없이. 좋은 마음으로 빌려주고 뒤통수 맞았다. 그러고 누군가는 연출자라고 뻐기고 있는 거겠지?"라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곧이어 이승환은 일부 매체에서 '이승환이 자신의 무대를 도용한 컨츄리꼬꼬를 맹비난 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지자 홈페이지에 재차 글을 올리고 "컨츄리꼬꼬를 비난하는게 아니다. 공연의 컨셉트를 잡거나 연출을 하는 것은 분명 다른 사람의 몫이었을테니까"라며 문제제기의 대상이 무대 스태프, 연출가 등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승환의 이같은 글의 요지는, 컨츄리꼬꼬 측에 무대구조물 자체만 빌려주기로 했지만 컨츄리꼬꼬 측이 무대 위에 설치된 조형물까지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승환이 생각했던 '빌려주는 무대'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었다.

이승환은 "(컨츄리꼬꼬 측이)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우린 기본무대 즉 바닥무대만 빌려주기로 한 것이었으니까. 무대디자인에 대해 서로 정확하게 협의하진 않았으니 다른 이의 공연에 쓰인 것을 그대로 써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 컨츄리꼬꼬 "이미 협의된 일..황당하고 억울하다"

컨츄리꼬꼬 측이 이같은 이승환의 문제제기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컨츄리꼬꼬의 공연을 주최한 참잘했어요 엔터테인먼트 이형진 대표는 "이미 충분한 사전협의 후 진행된 일이다. 답답하고 억울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형진 대표는 "25일 이승환의 공연이 새벽 1시 정도에 끝났고, 컨츄리꼬꼬는 25일 오후 4시에 공연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존 무대를 철거하고 새 무대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해 대관단계부터 이승환 측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친 후 공연 진행을 결정했다. 심지어 이승환 측의 대관조건이 무대, 음향, 영상, 조명을 모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밝히며, "이승환의 공연이 끝난 후 양쪽 스태프 전원이 모인 상태에서 충분한 회의를 거친 후 인수인계를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사전협의가 없이 이런 일을 진행하는 것은 공연 기획하는 입장에서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된다. 공연 후 상호 사실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러한 내용들을 유포한 이승환 측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컨츄리꼬꼬 측은 이승환 측의 공연기획사(구름물고기) 측과 사전협의를 마쳤다는 주장이다.

참고로 컨츄리꼬꼬 측은 24, 25일 이승환 측에서 이미 대관해놓은 공연장을 이승환 측과 협의해 25일 공연장 사용권을 넘겨 받았다. 이에 컨츄리꼬꼬 측은 공연장 대관료, 장비에 대한 사용료 등을 이승환의 공연기획사 측에 이미 모두 지불했다.

◆ 결국 문제는 이승환 모르게 스태프들끼리 협의?

양측의 주장을 놓고 보면 이승환은 무대바닥만 컨츄리꼬꼬 측에서 사용하는 줄 알았고, 컨츄리꼬꼬 측은 무대바닥과 조명, 영상, 음향 등을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거기에다 컨츄리꼬꼬 측은 무대 위 조형물들도 일부 그대로 사용했다.

일부 무대 조형물 사용에 대해 컨츄리꼬꼬 측은 "이미 이승환의 공연을 기획사 사람들과 협의를 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대바닥만 컨츄리꼬꼬가 사용하는 줄로 알았던 이승환은 자신이 몇 개월을 걸쳐 고민하고 창안한 아이디어들이 다른 공연에 사용되는 것을 보고 분함을 참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해보면-양측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 가정하면-이승환이 모르는 상황에서 무대를 세우고 무대연출을 하는 스태프들이 컨츄리꼬꼬 측과 협의를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공연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이어지는 기간이 1년 중 가장 대목이라, 제한된 공연장 사정으로 인해 연말 공연장 대관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요, 치열한 전쟁이다.

이승환은 일찌감치 콘서트 일정을 정해놓고 펜싱경기장을 빌려놨지만 컨츄리꼬꼬는 뒤늦게 콘서트 계획을 세우는 바람에 대관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런 상황이 이런 '해프닝'을 낳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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