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연예부 기자들을 웃기고 울린 댓글열전

연예부 / 입력 : 2007.12.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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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사에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 올해 스타뉴스가 쓴 많은 기사에도 어김없이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기자의 실수와 편협한 시각을 질책하는 엄한 댓글, 기사 내용에 공감하면서 자신의 삶을 덧올린 감동 댓글, 순전히 웃자고 붙인 유쾌 댓글.. 스타뉴스 기자들은 이 댓글을 보며 때론 웃고, 때론 반성하고, 때론 먹먹해지면서 올 2007년을 보냈다. 기억에 남는 댓글 몇 개와 그 댓결이 붙게 된 배경을 모아봤다.

▶"오전 8시30분이면 배 아플 시간이죠 ㅋㅋ"


최근 스타뉴스 기사 밑에 달려 있던 한 네티즌의 댓글. 자초지종은 이렇다. 당시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실수로 마지막 단락 중 한 문장을 뺀 채 미완성인 상태에서 오전 8시30분에 '출고'했다. 물론 기사가 인터넷에 오르자마자 네티즌들의 부드러운 '핀잔성 댓글'이 이어졌다.

그 중 한 네티즌은 "기자님, 오전 8시30분이면 한창 배 아플 시간이죠. 화장실 가셨군요. 이해합니다"란 글로써 해당 기자를 위로(?)했다.

▶"형돈이 오빠를 왜 소외시켜요! 미워요!"


올 한 해을 뜨겁게 달군 MBC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 그만큼 스타뉴스에서도 '무한도전'과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들을 다룬 기사를 다량으로 생산해냈다. 그런데 한 기자가 작성한 기사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무한도전'의 멤버인 개그맨 정형돈의 이름을 '정현돈'으로 잘못 기재한 것.

이에 '무한도전' 마니아들의 성토가 극에 달했다. 한 네티즌은 정형돈이 '무한도전'에서 자주 편집되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는 점에 빗대 "기자님도 형돈이 오빠를 왜 소외시켜요! 미워요"라며 해당 기자에 일침(?)을 가했다.

▶"어느날 아내가 이른 저녁 라면을 먹는 걸 보고 계란이라도 넣어먹지 왜 그러냐고 하니 한숨을 푹 쉬더니 나가는데 냉장고에 흔한 계란 하나가 없더군요."

'영화산업 7년 종사자'라는 한 네티즌은 독립영화에 대한 열망과 꿈으로 결혼 뒤에도 독립영화에 "빠져 가정생활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면서 이 같은 댓글을 남겼다. 영화 '기담' 등 작품적 완성도가 높은 영화들이 와이드 릴리스 배급 방식의 상업적 시장 주도 아래서 기를 펴지 못한다는 기사에 딸린 댓글이었다.

결국 메이저 영화사의 스태프로 일하고 있지만 "삶이 힘든 건 마찬가지"라는 네티즌은 그렇게 힘겨운 생활의 일부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영화의 꿈을 버리지 않고 정말 멋진 작품으로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게 하루하루 노력하면서 살아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아 보는 기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내 나이 60,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에 끌리기 시작했다." "난 김태희, 전지현과 절대 결혼 안한다."

연예 기사와 관련, '댓글계의 명품 시리즈'로 통하는 이 두 댓글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10대 걸그룹들의 활약이 유독 빛난던 2007년이었기에 이들에 관한 기사도 많았고 더불어 "내 나이 60 내 나이 70, 소희와 태연에게 끌리기 시작했다"는 유머러스한 댓글도 어느 해보다 넘쳐났다.

또한 올 해도 김태희, 전지현, 이효리 등 미녀 스타들을 다룬 기사들에는 "난 김태희, 전지현, 이효리와 절대 결혼 안한다"는 재기 넘치는 댓글이 항상 따라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뉴스 기자들은 지금도 이 댓글을 탄생시킨 '진짜 원조'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 '록가수 J씨 마약투약혐의' 기사에 "'인권보호'를 위해 이니셜 처리했군요"

지난 4월 록가수 전인권이 강원지방경찰청으로부터 마약투약혐의로 수배중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물론 당시 전인권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던 까닭에 실명을 쓰지 않고 '록가수 J씨'로 이니셜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니셜은 네티즌의 한 댓글로 인해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인권보호를 위해 이니셜 처리했군요'라는 글이 바로 그것. 이 댓글은 '그럼 인권은 보호해야지' '인권보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등의 또다른 댓글을 낳았다.

심지어는 '전 인권을 보호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글까지 나오면서 록가수 J씨의 실체는 금세 드러나고 말았다. 그래도 기자는 기자의 사명감으로 '록가수 A씨'로 기사를 계속해서 써야했다. 어김없이 '인권보호'라는 구호가 댓글로 달렸지만….

▶"제 붓놀림만으로도 관객들을 좌지우지 하던 시절이었습니다..간판에 페인트칠을 하면서 이 그림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해보고 내 한숨소리도 깊어지지만…"

멀티플렉스 극장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지방 작은 읍내에서 극장 간판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밝힌 네티즌은 "하루하루 간판에 붓칠을 하며 살아가는 초라한 제 자신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면서 절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의 "붓놀림만으로도 관객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을 추억한 이 네티즌은 "힘들게 완성된 간판을 극장 외벽에 걸 때 뭉클한 감동과 희열"을 느끼곤 했다면서 "그 추억의 빛깔들은 기억 속에서 더욱 더 강렬하고 화려하게 꿈틀대고 있다"고 돌아봤다.

"몇 년 전부터 앓기 시작한 관절염으로 서서 작업을 하는 게 무척 힘들다"는 그는 "하루하루 페인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업실에서 간판에 페인트칠을 하며 이 그림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해본다"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커다란 간판에 내 남은 열정과 애정을 담아내는 것이 유일한 삶의 의미이자 마지막까지 가야 할길이다"며 자신의 꿈을 드러냈다.

이어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추억의 공간'이라는 향수라도 간직할수 있게 한다면, 또 먼 훗날 사람들의 '꿈'을 그렸던 '붓장이'가 하나 있었다라고 사람들에게 회자될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바램이 없겠다"면서 향수에 젖어들었다.

그렇듯 영화에 대한 꿈 하나만으로 행복한 사람들이 있어 관객은 오늘도 가슴 속에 긴 여운으로 남는 영화를 보고 또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초딩 방학했냐", "난독증 환자냐",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두고 왔냐"

네티즌이 달아준 댓글을 보면 참고도 되고 힘이 되는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때론 기사를 제대로 읽어봤는지, 혹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 리플도 종종 올라왔다. 교묘하게 칭찬하는 기사를 욕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다는 리플도 보였다.

이 같은 때, 네티즌의 자정능력은 IT 강국 대한민국의 인터넷 속도만큼 빠르게 발휘됐다. "초딩 방학했냐", "난독증 환자냐",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두고 왔냐" 등의 유행어가 대표적. 초등학생 수준으로 의심되는 이해력 부족이나, 내용 판독을 잘못한 경우, 그야말로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 등에 사용됐다.

▶"얼굴도 예쁘고 맘도 예쁜 전도연과 살고 싶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상위권을 차지한 '전도연의 정의감에 시민들 훈훈'이라는 제목의 기사 아래 달린 네티즌의 재치넘치는 글이다. 기사는 전도연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싸움을 목격하게됐고 이를 저지해 싸움을 말렸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전도연의 훈훈한 정의감에 일부 네티즌은 칭찬을 보낸 반면 일부 네티즌은 당연히 할 일이라는 반응으로 일관했다. 선행에 동참하고 정의롭지 못한 일에 질책하는 네티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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