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일상 주현미 조PD ⓒ홍봉진 인턴기자 honggga@ |
각 분야 최정상들이 만났다. 성인 가요계의 여왕 주현미, 유명래퍼 조PD 그리고 히트곡 제조기 윤일상까지,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은 이들의 만남이 2008년 가요계 희망의 첫 신호탄을 쏜다.
이 만남이 이뤄진 것은 평소 절친한 조PD와 윤일상이 의기투합해 프로젝트 앨범 'PDIS'를 기획, 제작했기 때문. 윤일상과 조PD는 각각 작곡과 작사를 맡은 타이틀곡 '사랑한다'에 주현미를 영입해 색다른 느낌의 노래를 탄생시켰다.
래퍼와 트로트 가수 그리고 대중가요 작곡가의 만남, 그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사랑한다'를 조PD, 주현미가 함께 불렀다. 이색적인 만남인데 평소 친분이 있나.
▶조PD(이하 조) = 일적으로 알게 된 사이다.
▶주현미(이하 주) = 처음 전화로 제의받고 무척 설레였다. 태어나서 이렇게 빠른 템포의 노래는 처음이라 호기심도, 욕심도 났다. 더욱이 두 사람 다 각 분야 최고다.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게 내게 행운이다.
▶윤일상(이하 윤) = 사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주현미 선생님을 생각하고 곡을 썼는데 처음 연락을 드렸을 때 '내가 산인데 길을 잃어서요. 나중에 통화하시죠'라며 끊으신 뒤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으셨다. 결국 문자를 드렸더니 전화가 오셨다.
▶주 = 당시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중이었어요.(웃음) 정신이 없어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깜빡했죠. 하하하
-세 사람의 만남은 새로운 시도다.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주 = 녹음하면서 중간에 좌절을 많이 했다. 반 평생 노래만 불렀는데 이렇게 감이 안올 수 있는가라며 좌절했다. 그동안 불렀던 노래와 너무 다른 곡이라 그랬던 것 같다. 정말 암담했다.
▶윤 = 노래가 입에 안 붙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이 철렁했다. 노래를 테스트 해보고 본인과 잘 맞지 않으면 부르지 않기로 하셨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현미 선생님이 '아, 이제 알겠어요'라며 말 그대로 노래와 동화돼셨다. 휴~ 이후 모든 일은 일사천리였다.
왼쪽부터 윤일상 주현미 조PD ⓒ홍봉진 인턴기자 honggga@ |
-주현미씨의 고운 목소리는 여전하다. 남다른 목관리 비결이 있나.
▶주 = 목관리라...(한참 생각에 잠긴 듯)
▶조 = 내가 너무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정말 재능 있는 사람은 타고 나나 보다. 별다른 목관리를 안하는게 목관리라고 하셨다.
▶윤 = 2,30년간 방송이란 실전을 통해 연습 무대를 가진 덕분 아닐까. 평소 많은 신인가수들에게 노래 연습을 하라도 조언하지만, 노래를 많이 부르는 것보다 집중해서 한번 잘 부르는 게 중요하다. 주현미 선생님은 실전을 통해 연습한 덕에 목소리의 낭비가 없었던 것 같다.
▶주 = 정말 그런 것 같다. 방송은 집중 할 수밖에 없는 무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자 세 사람은 입을 맞추기라고 한듯 앨범 'PDIS'에 대한 자신감을 과감없이 드러냈다. 주현미는 24년, 윤일상은 16년, 조PD는 10년 음악을 했지만, 이렇게 자랑스레 내놓는 음반은 처음이라 했다.
▶조 =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반이다. 평소 나는 내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TV에 나오는 내 모습조차 부끄러워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단점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음반은 들으면 들을 수록 만족감이 커진다. 한 마디로 특별 케이스다.
▶윤 = 나 역시 마찬가지다. 'PDIS'는 하면 할 수록 점점 완성도가 높아진 작업이었다. (멋쩍은 듯)차안에서 내 음악을 듣기는 처음이다. 주현미 선생님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주현미 선생님이 다시 한번 조명받을 기회라 확신한다.
-향후 활동 계획은.
▶조 = 동방신기 만큼은 아니지만, 갈 만한 무대는 다 서겠다. 이미 출연을 확정지은 프로그램도 있다. 좋은 음악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세 사람이 의기 투합한 'PDIS'는 크로스 오버와 색다른 도전이 눈에 띄는 음반으로, 이들 외 타이거JK, 엄정화, 정준하, 씨야,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