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S 박지헌 "1위가 오히려 스트레스..파업하고파"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8.01.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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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라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지지 않네요. 그저 ‘아, 1위인가보다’라는 생각뿐, 누구를 위한 1위인지, 누구의 1위인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솔로음반을 발표한 남성그룹 V.O.S의 박지헌은 1위 소감을 묻자 미소를 띄우기보다 오히려 표정이 굳어졌다. V.O.S는 음반을 냈다하면 1위에 오르는 ‘1위 가수’인데도 말이다.


박지헌은 솔로음반 ‘단추’ 타이틀곡 ‘보고싶은 날엔’으로 음반발매 하루 만에 벅스뮤직 차트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최근 엠넷닷컴에서도 빅뱅의 ‘마지막 인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발표됐던 V.O.S의 스페셜 싱글 ‘꽃이 웃는다’의 타이틀곡 ‘매일매일’도 1위, 지난해 다른 멤버 최현준의 솔로음반 ‘나 이젠’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런 1위 행진은 오히려 박지헌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가수들의 음악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해, 1위라는 것을 도저히 몸으로 느낄 수 없어서다. 그래서 정상에 올랐다는 가슴 벅찬 환희보다 “누구를 위한 1위인지, 또 누구의 1위인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앞서게 된다. 1위라는 소식에 환호보다 한숨이 앞서고, ‘신기하네, 허허’ ‘잘됐네, 허허’라는 허탈한 웃음만 나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수로 산다는 것 참 힘든 일입니다. 2004년 데뷔할 때는 그래도 꿈이 있었고 신이 났었는데, 지금은 내가 1위를 해도 이렇네요. 1위 가수도 이런 모양일 뿐이네요.”


박지헌은 1위를 해도 체감되지 않는 1위로 인해 ‘언제까지 1위를 하면 체감할 수 있을까’ 오기가 생긴다며, 두 번, 세 번 아니 백 번까지 1위를 해보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한다. 일을 즐기면서 해야 하는데, 이런 오기로 하니까 일을 즐길 수 없고 행복하지 못하다고 한다. 이런 기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진짜 가수들이 뭉쳐서 뭔가 대책을 논의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파업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런데 우린 직장인도 아니고…, 누구에게 항의하고 누구에게 파업을 해야할까요.”

박지헌은 한때 가수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음반시장이 어렵고, 그래서 다음 음반을 낼 환경도 안되다보니 가수라는 직업으로는 비전이 보이지 않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생겨났었다고 한다. 그래서 2006년 7월, 1500만원을 들여 당구장을 개업하기도 했다. ‘우리는 또 언제 앨범을 낼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 대중에 인정받나’ 잡념에 시달리고, 힘들어서 당구장을 손수 꾸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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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위를 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박지헌은 1위를 “너무 신기하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긍정적인 의미도 크게 부여했다.

“V.O.S가 고집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것 같아요. 획일화된 가수들이 많은 가운데, V.O.S는 유행을 좇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팀으로 조금씩 인정을 받는 게 아닌가 합니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이나 바이브처럼요.”

박지헌은 가요계가 힘들지만, V.O.S와 자신은 앞으로 노래를 계속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인식을 준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어디서 노래해도 환영해주고. 그런 면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고, 예전에 비해 많이 좋다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 음반을 낼 수 있다는 기회를 미리 얻은 것 같아서 좋고, 향후 4,5집도 낼 기반이 된다고 의미를 뒀다.

“가요계가 여전히 불황이지만 점점 좋아지는 것은 같아요. 지금은 가수들끼리 만나면 서로 얼굴이 별로 밝지가 않아요. 서로 만나면 늘 기분 좋고 밝은 얼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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