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인공 김현숙(위)과 '메디컬 기방 영화관'의 출연진들 |
이제 '미드(미국드라마)'도 '일드'(일본 드라마)'도 아니다. 최근 케이블 채널들 사이에서 '자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자드'란 방송사에서 타방송사 혹은 외국 방송사가 제작한 드라마를 구매, 방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제작한 드라마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CSI' 시리즈와 '프리즌 브레이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휩쓴 미드열풍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케이블 채널들이 최근 자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케이블계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온미디어와 CJ계열은 '썸데이' '키드깽' '위대한 캣츠비' 막돼먹은 영애씨' '로맨스 헌터' 등의 드라마와 '이브의 유혹' '동상이몽' 등의 TV 영화를 선보였다.
OCN과 수퍼액션의 경우 올해도 각각 총 9편의 드라마 제작을 예정하고 있다. 작년 대비 자체 제작물의 100% 증가다.
특히 이들 케이블 방송사들은 향후 미드와 일드의 비중을 줄이고 점차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온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자체제작이 많아지는 이유에 대해 "케이블 방송사들이 포화상태인데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자체 제작 콘텐츠 강화에 대한 욕구가 날로 심화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드와 일드가 인기를 끌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편당 수입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것도 자드의 증가에 한 몫했다.
더욱이 자체 제작한 드라마가 성공할 경우 케이블 방송사는 해외 구매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채널 인지도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의 경우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즌 2'까지 제작되면서 tvN은 자사 이름을 알리는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온미디어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케이블 방송사들이 자체제작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1년 여의 시행착오 끝에 이제는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지 노하우를 쌓았다"며 "분명 올해 선보이는 드라마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와 작품성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재 역시 초기 섹시 코믹물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다양화되는 추세다. 수퍼 액션에서 방송 중인 한국판 CSI라 불리는 '하드 보일드 과학 수사극 KPSI'를 비롯 '돌싱클럽'까지 새로운 소재의 드라마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케이블 채널들은 '자드'의 해가 될 것"이라며 향후 새롭게 선보일 자체 제작 콘텐츠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