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MBC가 인기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멤버들 및 컨셉트를 자사의 다른 프로그램에 너무 빈번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C는 최근 한 달 사이 자사의 다른 오락 프로그램은 물론, 심지어 드라마와 특집 프로그램에까지 '무한도전' 멤버들 및 컨셉을 투입해 왔다.
지난해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 당일,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은 MBC의 대선 관련 특집 프로그램인 '선택 2007'에 20여분 이상 출연했다. 당시 '무한도전' 멤버들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퀴즈를 푸는 모습을 선보였다.
'선택 2007'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나섰던 것에 대해 일부 팬들은 요즘의 트렌드에 걸맞게 폴리테인먼트(Politainment, politics+entertainment)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평을 내렸지만, 만만치 않은 수의 시청자들은 정보 전달보다는 단순한 재미 추구만을 위해 '무한도전' 멤버들을 투입한 것처럼 보였다고 꼬집기도 했다.
'무한도전' 멤버들 및 컨셉 이용은 MBC의 연말 특집 프로그램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24일 방송된 MBC '지피지기'의 송년 특집 편에는 정준하와 하하가 게스트로 초대됐다. '지피지기'의 MC를 박명수와 정형돈이 맡고 있으니, 이날 특집 편에는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 중 절반이 넘는 네 명의 멤버가 동시에 출연했던 셈이다.
또한 지난해 12월31일 밤 생방송된 '2007 MBC 가요대제전'의 MC도 윤은혜와 더불어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가 담당했다.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지난해 12월29일 '무한도전-고맙습니다 콘서트 편' 등에서 선보였던 '하나마나 송'을 또 다시 불렀다. 이에 따라 일부 시청자들은 '가요대제전'이 끝난 뒤 "'가요대제전'이 마치 '무한도전' 특집 같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새해 들어서도 MBC의 '무한도전' 이용하기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라마에까지 '무한도전' 멤버들이 투입됐다.
MBC 월화 사극 '이산'의 지난 14, 15일 방영분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막집 손님, 가마꾼, 청나라 상인, 호위무사, 익위사 관원 등으로 특별 카메오 출연한 것이다. 특히 지난 14일 방송에서는 주막집 손님 역의 유재석, 청나라 상인 역의 정형돈, 익위사 관원 역의 하하는 대사까지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색다른 재미를 줬다"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수의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멤버들 때문에 산만해져 극에 몰입하기 힘들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MBC의 '무한도전' 과다 이용이 가져온 폐단이라 할 수 있다.
과연 MBC의 '무한도전' 멤버 및 컨셉트 이용하기가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