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마침내 해냈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으로서는 '마의 벽'이라 일컬어지던 시청률 30%를 돌파한 것. 20일 시청률조사 전문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월화드라마 '이산'의 카메오 출연내용으로 30.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예능프로그램이 시청률 30%를 돌파한 것은 10차례 미만. 또다른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 집계 기준으로 2000년 2월29일 당시 초절정 인기를 누렸던 KBS '서세원쇼'가 역대 최고인 34.8%를 기록했고, 대표적 주말 버라이어티 예능인 '일요일은 즐거워'나 '일요일 일요일 밤에'도 단 1차례씩만 30%를 넘었다.
가장 최근엔 2006년 1월31일 김수로가 출연했던 KBS '상상플러스'가 30.0%로 30%대 시청률에 가까스로 턱걸이를 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미생활 확산, '벗고 속이고 때리는'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의 양적 팽창과 손님 이동, '야심만만' '놀러와' 같은 전통적 강자인 지상파 토크쇼의 인기 하락 등이 맞물리며 '예능프로 시청률 30%'는 점점 넘기힘든 벽으로 자리잡아왔다.
당장 지난주(7~13일) 시청률 순위만 봐도 예능프로그램의 이같은 부진은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전체 20위권에 가장 선두에 든 예능프로그램은 '무한도전'으로 26.8%를 기록, 예능프로 중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 1위인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의 39.4%와는 큰 격차. 30%를 넘긴 다른 프로 역시 드라마인 '며느리 전성시대'(32.4%)였다.
이어 예능프로그램인 KBS '해피투게더'가 9위에 올랐지만 시청률은 21.4%에 그쳤다. 강호동 유세윤 등의 독한 인터뷰와 김국진 윤종신 등의 '산만한' 진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황금어장'도 시청률은 19.9%에 불과했다. '해피선데이' 19.0%, 그 잘나가던 '상상플러스'도 18.1%에 그쳤다. '미수다'는 15.1%.
그러나 이같은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던 '마의 30% 시청률'을 마침내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박명수 정형돈 하하 등 '무한도전' 여섯 멤버가 깬 것. 이같은 기록달성에는 이제는 전반적인 예능프로그램의 '통하는' 컨셉트로 자리잡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정착, 최근 '직선제'를 통해 반장으로 선출된 박명수 진행에 대한 호기심, 하하 군입대 예정 등 각종 화제의 폭발 등이 기본 배경.
하지만 19일 '무한도전'이 30%를 깬 데에는 인기 사극 '이산'의 카메오 출연 뒷이야기가 결정적 이유. 이미 지난 14, 15일 '이산' 방송분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의 카메오 찾기가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이번에는 '무한도전'에서 '이산' 촬영현장 뒷모습을 보자는 시청자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