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내기에 사용된 전화번호는 누구것?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8.01.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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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 극중 인물의 전화번호를 내보낼 때는 유의해야한다. 임의로 고른 번호를 실제로 가지고 있는 인물이 장난전화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1일 개봉을 앞둔 '더 게임'에서도 2개의 휴대폰 전화번호가 등장한다. 이 영화는 늙고 병든 금융재벌 강노식(변희봉 분)과, 젊은 길거리 화가 민희도(신하균 분)는 30억원의 돈과 젊음을 놓고 내기를 벌이는 내용이다. 숫자를 하나씩 번갈아 불러 전화를 받는 이가 남자냐, 여자냐를 놓고 승부를 가리는 것.


두 번에 걸친 내기에서 '010-2194-7180'과 '010-7454-231X'라는 번호가 공개됐는데, 이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번호인 것으로 밝혀졌다. 통신회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 제작진이 직접 고른 번호다.

'더 게임'의 한길로 프로듀서는 "처음에는 스태프의 전화번호를 사용하려다가 준비 과정에서 임의로 전화번호를 골라 전화를 해보니 뜻밖에 사용하지 않는 번호가 많았다. 그중 하나를 몇차례 재확인을 한 후 영화에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섯 번 걸어보면 한 번 정도 이용자가 받을 정도로 쓰지 않는 번호가 많았다. 편집에서 삭제됐지만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본래 두 사람이 첫번째 내기에서 고른 번호가 사용자가 없는 번호라는 설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 등장했던 전화번호는 한 여고생의 것으로 밝혀져 이 번호를 구입했다. 011-9998-6644 라는 '전화번호'가 소재가 된 공포영화 '폰'의 안병기 감독은 아예 자신의 번호를 사용해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도 했다.

드라마 중에서는 MBC '아일랜드', '천국의 계단' 등에 등장한 무작위 번호의 실소유자들이 쇄도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스태프나 출연배우 매니저의 전화번호를 사용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KBS2 '낭랑18세', '러빙 유, 'MBC '나는 달린다',

할리우드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는 신(神)에게 통하는 직통번호로 호출기에 찍힌 776-2323번 때문에 영화가 개봉한 지역마다 같은 전화번호를 소유한 이들이 밤낮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결국 제작진은 555-0123으로 전화번호를 바꿔넣었다.

실제 미국 통신회사 벨코어사는 555-0100에서 555-0199까지 전화번호 100개를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픽션' 용으로 빼놓았다. 영화 뿐 아니라 TV, 라디오, 노래 등 각종 창작물에서 가상 전화번호를 쓸 때 반드시 555국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써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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