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나훈아vs'친근' 남진, '40년 라이벌'의 '같은 듯 다른 행보'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8.01.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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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가요 사상 최고이자 최장 라이벌로 꼽히는 나훈아와 남진.

남진과 나훈아는 지난 1960년 중반 한국 가요계에 '혜성' 처럼 등장, 70년대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가요계 정상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은 물론 근래까지도 최고의 가수로 인정받는 그야말로 '국민가수'들이다.


하지만 나훈아와 남진은 이미지 면에서 전성기 당시에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지난 65년 데뷔 '님과 함께', '가슴 아프게', '그대여 변치마오', '마음이 고와야지'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남진이 귀공자적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다면, 66년 '천리길'로 가요계에 발을 내디딘 나훈아는 '청춘을 돌려다오', '울긴 왜 울어', '머나먼 고향', '사랑은 눈물의 씨앗' 등 무수한 인기곡을 통해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뽐내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두 국민가수의 데뷔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요계의 라이벌'을 이야기할 때, '나훈아 VS 남진' 구도가 빠지지 않는 것도 이들이 이렇듯 노래 뿐 아니라 이미지 면에서 큰 차이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진과 나훈아의 '같은 듯 다른 행보'는 2008년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 중이다.

나훈아의 경우, 단독 공연 이외에는 잘 만날 수 없는 '신비주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공연에 관한 한 완벽함을 추구하는 나훈아이기에 그의 콘서트 역시 팬들이 원한다고 언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닌, '가인' 나훈아가 스스로 '이 때다' 할 때만 접할 수 있어 '명품 중의 명품 콘서트'로 불리기도 한다.

나훈아는 공연 외적인 부분에서는 지인들과 사적인 만남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기로도 유명하다. 그 이유에 대해 나훈아의 지인들은, 나훈아가 가수로 무대에 섰을 때 팬들에게 최대한의 설렘과 감동을 주기 위해 평소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나훈아의 팬들을 위한 '신비주의' 추구는 자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최근 들어 '잠행'과 '괴소문'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의 지인들이 '나훈아 잠행설'이 전해졌을 때 이에 별로 게의치 않았던 것도 그의 이러한 평소 성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훈아는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는 거의 모습을 비치지 않는 가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가수는 오로지 노래와 공연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그의 가수로서 철학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남진은 나훈아와 비교한다면 근래 들어 '친근감'에 중점을 두며 대중에 다가간다 할 수 있다.

남진은 지난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KBS 2TV '해피선데이-불후의 명곡' 및 '상상플러스'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후배 연예인들과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남진은 이 프로그램들에서 전성기 시절의 뒷이야기도 전해줘 올드팬들의 향수를 충족시키도 했다.

남진은 오는 2월 초에는 팬들과 직접 만남을 가질 예정이기도 하다. MBC가 마련, 오는 2월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여는 특집 공연 '앙코르 쇼뮤지컬 설 판타지'에 현철, 김수희, 박해미 등과 함께 출연할 계획이다.

'쇼뮤지컬 설 판타지'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전후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13일 동안 성황리에 개최된 '쇼뮤지컬 추석 판타지'의 앙코르 공연으로, 남진은 당시 자신의 히트곡인 '님과 함께'를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부른 바 있다.

남진과 나훈아는 이렇듯 근래 들어 팬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다가가고 있지만 두 가수 모두 노래와 공연에 대한 애착만은 여전히 대단하다.

나훈아는 지난 25일 자신을 둘러싼 온갖 괴소문에 대해 진상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괴소문들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해명할 필요가 없다"면서 가수로서 '꿈'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남진 역시 '쇼뮤지컬 설 판타지' 출연에서 알 수 있듯, 데뷔 40년이 넘은 지금도 공연과 노래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가요계의 두 거장, 나훈아와 남진. 그들이 여전히 한국 가요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은 '행복'과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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