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로싱'의 차인표 ⓒ<임성균 기자 tjdrbs23@> |
배우 차인표가 탈북을 소재로 영화 '크로싱'에 출연한 이유가 굶어 죽은 북한 아이의 사진을 봤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차인표는 18일 오전11시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영화 ‘크로싱’(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 B) 제작보고회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좋고 나쁨을 떠나 탈북자들이 세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듯이 이 영화도 관객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어서 거절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축구 선수 출신이자 탄광 노동자로 생활하던 중 아내의 약을 구하고자 탈북하는 용수 역을 맡았다.
차인표는 "거절하고 집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다 청진역에서 굶어 죽은 북한 소년의 사진을 봤다. 팔목이 내 팔목의 절반도 안된 채 가방을 꼭 끌어안고 죽은 모습이었다"면서 "이렇게 될 때까지 과연 나는 무엇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울었다"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영화 출연 동기에 대해 설명하다 목이 메인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이어 그는 "북한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마음으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 불쌍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 마음이고 영화에 참여한 것이 실천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차인표는 아버지로서 이 영화에 참여한 심정을 토로했다.
차인표는 "큰 아들 정민이가 극 중 아들의 나이와 같은 11살이다. 촬영을 하면서 내 아들과 많이 오버랩됐다. 연기에 보탬이 됐냐는 것은 관객이 판단할 문제지만 내 아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인표는 "배고픔과 질병은 가난의 증상이고 희망이 없는 것이야말로 가난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굶고 힘들다는 것을 단 한명이라도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이 너를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져야 마음 속에 희망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차인표는 "탈북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사람답게 살기 위해 북한을 떠난 사람이 탈북자라고 생각한다"며 탈북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차인표는 "총선에 출마하려는 생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그럴 생각도 없고, 좌파도 우파도 관심 없다. 굶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정치적인 의도는 조금도 없고 단지 그 아이들을 위해 울어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탈북이라는 소재에 대한 관심 때문에 미국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를 비롯해 300여 취재진이 몰렸다. 보고회 중간 중간 차인표와 김태균 감독의 설명에 이례적으로 박수갈채가 터지기도 했다.
'크로싱'은 5월 개봉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