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상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은 고른 인기에 힘입어 르네상스 시대를 보냈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대박드라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야말로 '지상파 코미디 르네상스'가 꽃을 피웠다.
그리고 2년 뒤인 2008년, 호황을 누리던 지상파 3사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방송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은 6.0%, 23일 방송된 MBC '개그야'는 5.5%, KBS 2TV '개그콘서트'는 16.9%의 시청률을 기록,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때보다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부진의 이유에 대한 의견도 각양각색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SBS '웃찾사'의 경우 개편과 함께 부임한 박재연 PD를 필두로 '웃찾사' 부활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박 PD는 우선 '재미가 있어야 산다'는 기본 전제 아래 매주 '노력하는 웃찾사' '새로워진 웃찾사'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녹화 중이다.
특히 방송 전 철저한 무한경쟁시스템을 통해 경쟁력 없는 코너는 방송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 최근 '웃찾사'는 약 70%에 가까운 코너들이 신설됐고,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은 코너는 폐지됐다.
또 박 PD는 최양락, 이봉원, 장두석 등의 개그맨들과 꾸준한 접촉을 통해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웃찾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재연 PD는 "개그 프로그램은 역시 재미있어야 한다"며 "혹시라도 안주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번 전 연령의 시청자와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PD는 "'웃찾사'가 변하기 위해 치열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열정을 쏟고 있으니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며 당부의 말을 했다.
'웃찾사'와 함께 MBC '개그야'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갈갈이 삼형제' '골목대장 마빡이' 등 인기코너에 출연했던 정종철과 박준형을 영입, 변화를 선언했다.
'개그야'의 노창곡 PD는 "그동안 '개그야'를 이끌어 온 비교적 젊은 개그맨들은 기본기는 좋았지만, 몸으로 직접 배울 만한 선배들이 부족했다"며 "그런 면에서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는 정종철과 박준형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형, 정종철과 함께 SBS '웃찾사'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리마리오' 이상훈도 4월4일부터 '개그야'에 합류한다.
'웃찾사' '개그야'가 코너와 출연 개그맨 등에서 전폭적인 변화를 추진했다면 상대적으로 안정적 시청률을 확보했던 KBS 2TV '개그콘서트' 역시 봄개편과 함께 물갈이에 나선다.
'개그콘서트'의 김진홍 CP는 스타뉴스와 전화통화를 갖고 "4월1일 개편에 맞춰 PD도 바뀌고 코너에도 많은 변경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개그콘서트'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정종철과 박준형이 MBC로 이동해 감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 쇄신을 위해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부진을 털어내고 도약하기 위해 날갯짓을 시작한 방송 3사 개그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지, 또 승자는 누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