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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드라마 제작을 준비하는 영화사 태원과 청어람,KM컬쳐가 제작한 '삼국지:용의 부활' '괴물' '미녀는 괴로워'> |
2차시장 붕괴로 극장수입에 목을 메고 있는 한국영화계로서는 관객이 점차 줄고 있다는 현실도 괴로움을 더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모색하기 위해 영화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합작영화와 리메이크로 활로를 찾고 있으며, 불법 다운로드 근절과 함께 유료 다운로드를 기획 중이다.
여기에 한가지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바로 유명 영화 제작사들이 TV 드라마 제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괴물'을 제작한 청어람은 '괴물'의 드라마화를 장기적으로 준비 중이며, 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을 TV 드라마로 기획 중이다.
청어람의 한 관계자는 "최근 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는 것은 그 시대가 이야기가 그만큼 풍부했기 때문"이라며 "영화 제작사답게 드라마의 수준을 한단계 올릴 수 있는 작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미녀는 괴로워'를 제작한 KM컬쳐도 드라마 제작팀을 별도로 운영하며 기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M컬쳐가 기획 중인 드라마는 간호사를 주인공으로 병원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KM측은 현재 남녀 주인공 캐스팅을 진행 중이다.
'삼국지:용의 부활'을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도 아시아를 겨냥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태왕사신기'처럼 아시아 판로를 구축할 생각으로 한류스타의 출연을 논의 중이다.
영화 제작사들이 드라마 제작에 힘을 쏟는 것은 판밖이 드라마가 난무하는 한국 드라마 현실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영화 제작자들이 참여한 '연애시대'가 좋은 평가를 받은 전례도 있다.
제작사들은 영화 제작으로 쌓은 노하우로 지금까지 안방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만든다는 각오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영화 제작과 드라마 제작은 염연히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접근하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사가 영화 제작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냐. 전혀 다른 시장에 접근한다는 각오로 제작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방송사의 제작비 및 판권 문제 다툼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되고 뛰어드는 게 위험하다는 시각도 있다.
영화 제작사들이 드라마 제작을 위기 탈출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데는 최근 창투사 등 영화 투자사들이 드라마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 제작자는 "영화 수익 체산이 줄어드는 반면 드라마는 블록버스터급이 만들어져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사전조사도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현재 영화계가 당면한 현실은 송충이가 솔잎만 먹지 않고 갈잎도 먹고 뽕잎도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 제작사들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위기 탈출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윈-윈' 효과를 낳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