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보릿고개 힘겹지만 하반기는 풍성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4.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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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GP506' '삼국지:용의 부활' '비스티보이즈'>
ⓒ<위에서부터 'GP506' '삼국지:용의 부활' '비스티보이즈'>
한국영화계가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다. 극장가 비수기인 4월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CGV 관객조사에 따르면 1월과 2월, 각각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추격자'가 대박이 터졌음에도 각각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관객수는 18%와 3% 가량 감소했다. 3월 관객 동향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상우와 송승헌의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던 '숙명'이 예상보다 관객을 모으지 못하고 있으며, 개봉작들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비수기를 피할 속셈이기도 하지만 개봉 물량이 적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혹한기로 불릴 정도로 영화계가 위축됐던 지난해보다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들도 많지 않다. 현재 촬영 중이거나 촬영을 앞두고 있는 영화들은 '아내가 결혼했다' '울학교 ET' '차우' '박쥐' '다찌마와리' '마린보이' 등 7~8편에 불과하다.

일감이 없어 손을 놓고 있다는 스태프들의 한숨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제작자는 "판권은 많이 사들이고 있는데 투자가 원할하지 않아 멈춰 서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영화 투자사들이 드라마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여가활용 방법이 영화 관람외에 다양해진 것도 극장가에는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극장측에서는 지난해 이맘때 예상 밖으로 '300'이 터져 봄가뭄을 이겨내고 5월 할리우드 특수를 누렸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요원한 일이라고 한탄한다.

맥주 판매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찾고 있지만 극장으로 관객을 유인할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게 멀티플렉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힘겹게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두드러진다는 데 위안을 삼을 수 있다.

보릿고개의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상반기 개봉 예정이었던 '모던보이' '1724 기방난동사건' '트럭' 등 기대작들이 하반기로 이동한 것은 그만큼 풍성한 가을을 보낼 수 있다는 신호이다.

'강철중'을 비롯해 '신기전' 등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들이 6월과 7월을 겨냥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올해 가장 기대작인 '좋은놈,나쁜 놈,이상한 놈'과 오다기리죠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김기덕 감독의 '비몽'이 칸국제영화제 출품을 계획하고 있어 '괴물'처럼 칸발 훈풍이 불지도 관심사이다.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시키기 위해 영화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유료 다운로드도 가시화되고 있다. IPTV 활성화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새로운 수익원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시아프로젝트로 기획된 '삼국지:용의 부활'을 비롯해 합작영화와 미국시장 진출 등으로 활로를 뚫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영화계는 현재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이 위기를 이겨내는 궁긍적인 방법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수 밖에 없다는 게 영화계의 중론이다.

한 영화 마케팅업체 대표는 "최근 극장에 관객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볼 영화가 없기 때문에 관객이 찾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만이 살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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