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방송화면 캡처 |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은 '영혼없는 공무원'이 되기로 했나.
지난 8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에 수입찬성측 토론자로 나섰던 이 단장의 '과거'는 반대측이 마땅했다.
이 단장은 이날 토론에서 정부 쪽 입장에 선 4명의 토론자 중 누구보다 열심히 방어논리를 폈다. 시청자들은 MBC 시청자게시판, 블로그 등에 "'미국을 믿어라'는 자세로 9이닝 완투승을 거뒀다", "모든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고군분투했다" 등 이 단장의 '공'을 추어올렸다.
이 단장은 또 반대측의 송기호 변호사가 "(쇠고기상자에 연령 등의) 표시와 확인은 미국 정부와 도축업자가 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그것을 전혀 안 믿으면 대책이 없는 것이다"고 말하는 등 시종 '미국을 믿어라'는 식의 주장을 펴 여론의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전에 이 단장이 보여준 모습은 사뭇 달랐다. 그는 지난 2006년 12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아닌 부위도 100% 안전한지 여부에 대한 명쾌한 결론이 없는 상태"라고 발언해 "30개월 미만의 뼈를 발라낸 살코기만을 수입해 안전하다"는 기존 정부의 입장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당시는 미국산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는데도 미국측이 수입위생조건을 완화하라는 압력을 넣을 때였다.
이 단장은 또 한미FTA와 연계를 고려해 당시 재경부 일각에서 제기한 "우리 농림부가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에 "30개월 미만 소의 뼈 없는 살코기만을 수입하기로 한 수입위생조건은 바꿀 수 없다"며 '원칙론'을 고수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계무역기구(WTO)는 과학적 근거가 있거나 위험 평가가 적절하다고 인정될 경우 수입국이 자체 추가 검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어내야 한다"고 하는 등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 단장이 이처럼 새 정부 이후 변화된 입장을 보이자 일부에선 그의 과거 언행을 들며 "과연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이 단장이 이번 한미쇠고기협상 타결직후 현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후 이 단장은 정부 입장만 앵무새처럼 대변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