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동조합(이하 한예조) 수석 부위원장이 시청자에게 파업에 대해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MBC 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취재진과 만남을 가진 김영선 한예조 수석 부위원장은 "시청자들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며 "용서해 달라, 하지만 우리는 출연료를 받아야겠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태왕사신기'의 경우에는 촬영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원래 계약서에는 방송사의 경우에는 방송 후 10일 이내, 제작사의 경우에는 방송 후 다음달 마지막날 이내에 출연료를 받도록 명시되어 있으나 이같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시정해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스타들이 많은 출연료를 받고 있어 대중들이 이들을 욕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방송사와 제작사가 만든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현재 부모나 형제 없이 원룸에서 혼자 사는 드라마 주인공들이 얼마나 많은가"라며 "이는 출연진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쟁점 중 하나인 복리후생금에 대해서는 "MBC는 1700여명의 직원들에게 한해 403억원의 복리후생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탤런트·코미디언·성우는 4000여명이 한해 2억원을 요구하는 것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선 부위원장은 이어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름은 다 밝힐 수 없지만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90%의 연예인이 노조원"이라며 "그 중 80% 이상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으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예조 측은 27일에는 MBC 일산 드림센터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계속할 것이며 이날부터는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노조의 뜻을 따르지 않고 계속 출연하려는 노조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부위원장은 "드라마는 하나의 축이라도 빠지면 진행되지 않는 종합예술"이라며 "비노조원들에게 '당신들은 그냥 의상과 분장을 갖추고 촬영에 임하라'고 했더니 웃더라"면서 일부가 촬영에 참석하더라도 파업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한예조는 출연료 8%, 가창료 17% 인상을 요구했으나 MBC가 KBS와 같은 수준인 출연료 6%, 가창료 15% 인상을 주장하면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