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10년 넘게 자사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진실게임’을 폐지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SBS는 28일 ‘진실게임’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프로그램 MC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진실게임’ MC들은 느닷없는 통보에 황당해하며, 소속사에서 대책 논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진실게임’은 최근 SBS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청률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화요일 오후 9시 시간대에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이번 폐지 결정은 갑작스러운 일이다.
'진실게임'은 최근 연예인 특집과 해외편 등 다양한 포맷 변환으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터라 폐지 결정은 내부적인 반발을 사고 있다는 후문이다.
SBS의 한 PD는 “‘진실게임’은 10년 동안 SBS의 간판 프로그램이었으며, 시청률도 좋은데 단지 오래 됐기 때문에 폐지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실게임’의 폐지는 최근 편성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SBS 고위 관계자들의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일요일 오후 시간대에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던 ‘웃찾사’를 목요일로 옮겼다가 KBS 2TV ‘해피투게더’에 무참하게 깨지자 다시 금요일로 부랴부랴 옮긴 바 있다.
SBS는 시청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인업’을 폐지한 데 이어 ‘8대 1’를 몇 달 만에 폐지했으며, 이번에 ‘진실게임’ 폐지를 결정하는 등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수시로 개편하고 있다.
이는 ‘야심만만’과 ‘X맨’ 등으로 예능 프로그램 최강자 자리를 고수했던 SBS가 지난해부터 예능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시청률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SBS는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기획팀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개폐지가 장기적인 전략 아래 이뤄지는 게 아니라 단기 시청률에 급급해 후속 프로그램 준비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MBC의 경우 자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MBC는 오래 기다려준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데 비해 SBS는 시청률이 조금만 낮아도 쉽게 폐지설이 오르내린다. ‘라인업’의 폐지가 타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 소재로 사용되는 건 SBS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족오락관’이 20년 넘게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는 KBS와 한자리대 시청률이었던 ‘무한도전’을 끝까지 기다려준 MBC와 달리 오래됐다는 이유로 ‘진실게임’을 폐지하는 SBS가 과연 예능 프로그램 최강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