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이너 신정환이 빛나게 살아남는 법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입력 : 2008.06.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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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검색창에서 ‘신정환’을 검색하면 신정환의 뉴스는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뒤 페이지로 넘겨서야 그와 관련된 뉴스 사진이 검색된다. 그의 이름은 다른 연예인의 뉴스에 한 줄 나오는 정도다. 그런 뉴스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의 이름은 그렇게 필요되어 진다. 다른 이들과 곁들여져 빛나는 그가 바로 신정환이다. 대중에게 ‘얄밉지 않고 정감 가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신정환은 브라운관 안에서 처신을 누구보다도 잘 읽어 내리는 우리시대의 재주꾼으로 등극하기까지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다. 그 질곡의 길은 뒷전에서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오늘의 신정환을 만들어낸 토양이 되었다.


1994년 혼성그룹 ‘룰라’의 멤버로 데뷔에 성공한 신정환은 그 후로 ‘컨츄리꼬꼬’를 통해 대중 가수로서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그간 신정환이 멤버로 참여해 발표한 음반은 400만장에 이르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앞전에 서지 않았다.

사람의 진가는 가려지지 않는 법. 그룹에서 2인자를 자처하면서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파악한 그는 결국 오늘 대중의 품속으로 안착했다.

2002년 인기 절정을 구가하던 듀오 그룹 ‘컨츄리꼬꼬’의 해체 이유는 다름 아니었다. 전 소속사가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겠다면 ‘컨츄리꼬꼬’의 상표권을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던 것이다. 탁재훈과 신정환은 기가 막혔다. 자신들이 만들어간 그룹 이름을 고스란히 내놓고 회사와 결별했다.


“그럼 컨츄리꼬꼬가 아닌 팀이름을 무엇으로 하지? 숭구리당당, 컨추리팡팡... 이건 아냐...”

고심 끝에 각자의 길을 걸으며 훗날을 기약하자고 합의한 신정환은 그후로 ‘신정환의 환골탈태’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 ‘일요스타워즈 전화받으세요’ ‘작렬! 정신통일’ ‘일요일이 좋다’ ‘해피선데이 불후의명곡’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명랑히어로’ 등 국내 최고의 버라이어티쇼를 통해 국내 최고의 엔터테이너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나는 그와 밤새 술을 마시면서 지루하지 않았던 것도 역시 그의 ‘입담’이었다. 사람을 밀고 당기는 친화력의 화술도 상대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그의 일상 속 입담이 방송에서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불특정 다수의 대중도 그와 술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편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2000년까지 나름 인기를 누렸다고 생각했는데, 누구의 잘못된 짓인지 돈이 주머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당시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돈 벌면 회사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그간 신정환의 고생담도 인간적으로 들렸다.

“인기를 먹고 살았더니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주로 만났죠. 돌이켜보니 정작 내가 필요한 사람을 위한 배려가 없었다고 깨달았어요. 멀리 가자면 그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이 필요한 때라는 것이 지금 절실하죠” 마지막 소주잔을 털어넣는 그의 얼굴에는 서른넷 신정환의 또 다른 인생이 펼쳐져 있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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