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PD "알면서도 고증 무시해야했던 점 아쉬워"

용인(경기)=길혜성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8.06.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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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의 이병훈 PD ⓒ용인(경기)=홍봉진 기자


지난해 9월 중순 첫 방송 된 뒤 지난 9개월 간 월화 드라마의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MBC 월화 드라마 '이산'(극본 김이영ㆍ연출 이병훈 김근홍). 지난 3일 75회를 방송하며 이제 단 2회 만을 남겨 놓은 77부작 '이산'의 인기 뒤에는 극적인 스토리와 이서진, 한지민, 이종수, 한상진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산'의 성공을 이야기 할 때 '사극의 대가'인 이병훈 PD를 빼놓을 수는 없다. 38년의 연출 경력을 지녔으며 '허준', '상도', '대장금' 등 인기 사극을 대거 연출한 이병훈 PD는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이산'을 이끌며 시청자들을 이목을 사로 잡았다.


'이산' 마지막 촬영을 이틀 남겨 놓은 지난 5일 경기 용인 MBC 문화동산 야외 세트장에서 이병훈 PD를 만나 이번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은 '이산'팀이 주요 촬영 장소였던 용인 MBC 문화동산 야외 세트장에서 마지막 촬영을 갖는 날이기도 했다. 다음은 이병훈 PD와의 일문일답.

-'이산' 마지막 촬영을 눈 앞에 둔 소감은

▶지난 1년 간 정말 열심히 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고맙다. '이산'에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들께도 감사 드린다. 하지만 드라마를 끝낼 때마다 항상 그렇지만 이번에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드라마의 극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알면서도 특정 부분에서 '고증'을 무시하고 촬영했던 것이다. 정순왕후(김여진 분)가 정조를 상대로 쿠데타를 벌이는 것은 역사에는 없는 것이었는데,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허구인 줄 알면서도 집어 넣었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극의 재미와 긴장감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계속 연구해야 할 듯 하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정조가 왕이 된 뒤 드라마의 긴장감이 이전 보다 떨어졌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보다 철저한 준비가 있었더라면 정조가 왕이 된 뒤에도 극의 긴장감을 계속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정조의 업적 부분에 시청자들이 재미를 크게 못 느끼는 것 같아, 이 부분을 미흡하게 다룬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장면은.

▶어린 정조(박지빈 분)가 성인 정조(이서진 분)로 단숨에 변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송연(한지민 분)이 정조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두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 신 중 하나다.

-이서진, 한지민 등 주연들에 대해 평가한다면.

▶이서진과 한지민 모두 감성이 빼어난 배우다. 그래서 눈물 연기를 특히 잘했다. 이들의 감성 넘치는 눈물 연기에 시청자들도 공감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두 배우는 거의 1년 간 사극인 '이산'을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고 항상 열심히 했다.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특히 주연들이 최선을 다해줘야 하는데, 이서진과 한지민은 정말 열심히 연기했기에 시청자들께서도 '이산'에 관심을 가져 주신 것 같다.

-'이산' 방영 전 사전 제작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

▶사전 제작제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 한국 드라마계가 항상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 물론 높은 제작비 등 때문에 현실적으로 완전 사전 제작제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경우에는 보다 많이 만들어 놓고 방영을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와 호흡을 함께 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산' 시청자들에 하고픈 말은.

▶지난 9개월 동안 '이산'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 드리며, 앞으도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 뵐 것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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