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이탈리아전 승리 소식을 전한 유로2008 한국어판 홈페이지 |
네덜란드가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이후 30년 만에 A매치에서 이탈리아를 이겼다.
네덜란드는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유로2008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2006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를 3대0으로 제압했다.
네덜란드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가 연속골을 기록하며 카테나치오(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비축구를 무너뜨렸다.
고국에 30년 만에 자존심을 되찾아 준 마르코 판 바스텐 감독은 네덜란드의 국민적 영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나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가 이탈리아에 30년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단순한 징크스로 여기기엔 놀라운 부분이다. 철벽수비의 이탈리아라고 해도 30년간 A매치 2무 6패라는 기록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
이날 경기 중계방송에서 해설을 한 정효웅 MBC ESPN 해설위원은 두 팀의 전통적인 경기운용 색깔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정 위원은 "네덜란드는 내용을 중시하는 흐름을 갖고, 이탈리아는 결과를 중시하는 흐름을 갖는다"며 "그동안 네덜란드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좋은 내용의 경기를 펼쳤지만 항상 결과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결과를 중시하는 이탈리아는 그래서 1대0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 반면 화려한 공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가 강하지 못한 네덜란드는 좋은 경기내용에 값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많았다.
정 위원은 "히딩크 감독이 지휘했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 시절 네덜란드는 수비가 문제였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방패를 뚫지 못한 것이 2무 6패의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팀이 맞붙어 연장전까지 간 유로2000 준결승에서 네덜란드가 120분 동안 맹공을 퍼부었으면서도 페널티킥 2개를 실축하는 등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배한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