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잘되면 좋고, 안되면 독박인데.."(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6.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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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qwe123@>


정재영은 공교롭게도 올 여름 두 편의 화제작에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19일 개봉하는 '강철중:공공의 적1-1'과 8월 개봉 예정인 '신기전'이 바로 그 작품들이다.

그의 말마따나 두 작품 모두 흥행이 잘되면 좋은 일이지만, 안되면 큰일 나기 십상이다. 더구나 '강철중'에서는 이성재 정준호에 이어 공공의 적을 맡아 영화에 새로움을 더했기에 그의 임무는 막중하다.


하지만 정재영은 "부담도 된다"면서 짐짓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촌스러워 보이는 이 남자의 어디에 공공의 적이 숨어 있는 것일까? 분명한 건 '거룩한 계보'에서 그가 맡은 조폭과 '강철중'에서 그가 맡은 조폭은 무늬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정재영은 '강철중'에서 심하게 웃긴다.

-'강철중'을 어떻게 봤나.

▶처음 봤을 때는 경황이 없었다. 센 것을 기대했던 분들은 유머코드는 좋지만 자극적인 게 없다고도 한다. 하지만 '추격자'도 나온 마당에 공공의 적이 더 독해봤자 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감독님이 전편들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의 적에 입체적인 매력을 준 것 같다. 내가 맡은 이원술은 누구를 찔러 죽이는 장면도 없다. 쳐 죽일 놈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작품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사실 '강철중'인지도 몰랐다.(웃음) '신기전' 찍고 있을 때 강우석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코미디 한 편 하자고. '공공의 적2'편 때도 제의를 해주셨지만 너무 자신이 없어서 고사한 적이 있기에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공공의 적3'를 하기로 했다면서 연락이 오더라.(웃음)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써서 그런지 정재영 캐릭터가 잘 살았다는 평이 많다. 장진의 페르소나라는 소리를 늘상 듣는데.

▶좋은 점도 있고, 뭉뚱거려서 안 좋은 것도 있다. 솔직히 별로 생각하고 살지는 않는다.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필'했던 코미디 방식이 장진 감독과 맞아 떨어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장진 감독이 내 매니지먼트도 했고, 연극 시절부터 잘 알다보니 그가 쓰려는 코미디를 남보다 조금 더 잘 이해하는 것 같다.

-강우석 감독과 장진 감독의 조합은 어땠나.

▶강우석 감독님은 '실미도' 때 같이 했지만 코미디를 리얼리티 안에서 살린다. 나 역시 코미디는 리얼리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장진 감독이 비현실적인 코미디를 추구하는 점이 있다면 강 감독님은 현실적인 코미디를 하려한다. 그 접점을 잘 찾은 것 같다.

-장진 감독의 코미디에 잘 맞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대중적인 코미디와는 맞지 않는다는 뜻일 수도 있는데.

▶글쎄, 내 연기가 대중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난 개인기도 없고 코믹한 이미지도 없다. 그런데도 코미디를 할 수 있는 것은 상황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장진식 코미디를 싫어하는 사람은 비현실적인 요소 때문이기도 한데, 그럴수록 현실적으로 또 진실되게 연기하려 한다. 가끔 장진 감독에게 '이거, 너무 비현실적인 거 아냐'라고 따지기도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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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qwe123@>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강철중'과 '신기전', 제작비를 합치면 150억원이 넘는 영화들에 출연했다. 두 편 모두 올 여름 주목받는 작품이라 부담감도 없지 않을 텐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개인적으로 부담도 생긴다. 잘되면 진짜 좋고 안되면 독박 쓰게 생겼다.(웃음) 파고를 잘 타면 크게 티가 안 나는데 시범 케이스로 걸리기 딱 좋다.

-상대역인 설경구는 어느새 아버지 역을 맡는 반면 정재영은 아버지 냄새가 나지 않는데.

▶뭐 워낙 평범하니깐. 동네에서도 영화를 봐야 내가 배우인가보다 한다. 아버지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별로 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런 느낌을 안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연기를 잘하냐 못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중에게 얼마나 오래해도 신선함을 주느냐 못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주목을 받을 수록 신선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센 것만 하다 '아는 여자' 같은 것을 하면 '어떻게 그런 순수한 역을 하냐'고 하고, 그런 것 하다가 센 것 하면 '어떻게 순수한 것 하다가 센 것을 하냐'고 묻더라.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차기작 '김씨 표류기'에서는 정려원과 멜로를 찍는다. 여인 복이 많은 것 같은데.

▶남들은 내가 수애와 이나영과 멜로 한다고 부럽다고 하는데 손 한번 못 잡아봤다. 내가 하는 멜로가 다 그렇다. 이번에도 나는 서울의 무인도에 갇혀있고, 려원은 아파트에 갇혀있는 여자라 손 한 번 못 잡는다.

-'강철중'이 어떤 결과를 냈으면 좋겠는가.

▶'강철중'은 '다이하드' '리셀웨폰'처럼 캐릭터를 기대하는 영화이다. 나 역시 1편을 '피도 눈물도 없이' 할 때쯤 극장에서 봤는데 캐릭터가 주는 재미가 상당했다. 이번에도 관객들은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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