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SK 와이번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윤길현 선수의 사과글 |
빈볼시비로 야구팬들의 빈축을 샀던 SK 와이번즈의 투수 윤길현(25)이 15일 구단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길현은 이날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0대1로 앞선 8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2사 2루 상황에서 최경환을 상대하다 얼굴 쪽으로 향하는 공을 던졌다.
최경환이 자신을 바라보며 불만을 표시하자 윤길현은 '내가 뭘 잘못했냐'는 몸짓을 보이며 최경환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윤길현의 행동에 자극받은 KIA 선수들이 뛰어 나왔고 SK 선수들도 경기장으로 나오면서 양측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앞서 6회에도 KIA 레이번이 SK가 무관심도루(승패가 거의 결정난 상황에서 수비의 무관심을 이용해 진루하는 것)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말했고 이를 최경환이 "사인을 훔쳐본다"고 비난하는 것으로 잘못 알아들어 양 팀 간 몸싸움이 생겼다.
심판진과 양측 벤치의 만류로 사태가 진정돼 경기가 다시 재개됐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은 계속됐다. 윤길현이 최경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욕설을 내뱉는 입모양이 방송사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야구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대선배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일부러 머리를 맞히려 한 것 아니냐"며 윤 선수를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길현은 구단 홈페이지에 "본의 아니게 많은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 같아 죄송하다"며 팬들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리고 진화에 나섰다.
글을 통해 윤 선수는 "3연전 동안 동료들이 사구를 많이 맞고 경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다보니 좀 흥분한 것 같다"며 "앞으로는 좀 더 성숙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KIA 최경환 선배와 통화해 일부러 맞히려고 한 것은 아니고 예의없이 군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며 "선배님도 다 아신다며 다음에 그러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길현이 최경환에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음에도 인터넷에선 윤 선수에 대한 관심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길현 선수의 미니홈피는 16일에만 오전 9시까지 2만 명이 넘게 접속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방문자가 폭주하자 미니홈피는 '죄송합니다'라는 인사말만이 적혀있고 게시판 기능은 모두 폐쇄된 상태다.
각종 포털사이트 및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윤길현을 비난하는 글과 옹호하는 글들이 번갈아 올라오고 있어 당분간 빈볼 시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