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소녀시대-원더걸스 보면 격세지감"(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6.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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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tjdrbs23@>


1997년 가요계는 세 소녀들의 등장으로 열광했다. 유진 바다 슈로 구성된 SES는 여자 아이돌이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 한국 대중문화를 강타했다. 현재 대중문화에 소녀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원더걸스 소녀시대는 SES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

11년이 지나 세 요정은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바다는 솔로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슈는 뮤지컬을 거쳐 배우의 길을 걷는다.


SES 시절부터 연기자로 경력을 쌓았던 유진은 이제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어엿한 배우로 활동 중이다. 이제 출연작 한편이 개봉했을 뿐인 유진이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홍보대사가 된 건 어쩌면 그녀를 영화배우로 인정한 의식일지도 모른다.

유진과 24일 부천영화제 기자회견이 끝난 뒤 만나 영화배우 유진에 대해 물었다.

-부천영화제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영화배우로 인정 받았다는 느낌인가.


▶사실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쁘다는 생각 정도였는데 주위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다보니 배우로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판타지나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본다. 이번에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추격자'도 재미있게 봤다. 요즘은 하나TV로 즐겨보고 있다.

-로맨틱코미디를 주로 했는데 '추격자' 같은 스릴러 영화에도 관심이 있다는 말인지.

▶'추격자'의 역이 주어진다면 열심히 했을 것이다. 하지만 별로 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랄까.

-연기자로 활동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과거의 잔향이 크다. 또래 배우들보다 덜 인정받는 경향도 있고.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만일 과거를 후회한다면 나를 부정한다는 뜻이니깐. 얼마만큼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도 없고, 얼마나 인정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품이 주어지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언젠가는 그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니깐.

-'그 남자의 책 198쪽'과 '왠지 느낌이 좋아'는 촬영을 이미 끝냈으나 아직 개봉을 못하고 있다. 한국영화 상황과 맞물려 있지만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나.

▶지난해와 올해 1월 모두 촬영을 마친 작품들이다. 음, 위기의식이라기보다 찍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개봉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주위 이야기를 들으면 찍다가 엎어진 것도 많고 한 장면 찍고 중단된 것도 있더라. 그런 것을 볼 때 난 운이 좋은 편이다.

-긍정적인 것 같다.

▶긍정적으로 사는 게 편하다. 스캔들을 비롯해 이런저런 갖가지 말들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랬다면 못 버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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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tjdrbs23@>


-한 때 미국 진출을 고려했었는데 영어도 완벽하게 구사하고.

▶작품을 놓고 이런저런 논의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솔직히 욕심은 없다. 경험하면 좋겠지만 그랬다가는 인생이 너무 바빠질 것 같다. 난 만족하며 즐기면서 살고 싶다.

-부천영화제에서는 어떤 일을 하게 되나.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석하고 밤새 영화를 보는데 동참하기도 한다. 정말 즐거울 것 같다.

-이제는 극장에 편하게 다니나.

▶편하게 다닌 지 오래됐다.(웃음) 아무래도 SES 시절과는 다르니깐.

-SES 시절이 그립기도 하나. 재결합설은 끊임없이 나오는데.

▶무대를 보면 가수로 서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10주년 때 재결합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로 무산됐다. 언제든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조 여자 아이돌로서 자부심도 있을 것 같은데.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한다.(웃음) 처음이라는 자부심이 물론 있다. 나도 서태지 선배를 보면 지금도 뭉클한 것처럼 누군가도 우리를 떠올릴 때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나.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우리는 일을 한 것이지만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준 것이라고.

-연기를 처음 했을 때와 지금과 차이가 있다면.

▶연기는 처음부터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몰입하는 과정이 더 즐겁고. 작품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많이 배운다. 단지 기술적인 것 뿐만이 아니다.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피곤했던 적은 없나. 배역을 한정 시킨다든지.

▶글쎄, 연극을 하다 영화를 하는 분들이나 뮤지컬을 하다 영화를 하는 분들이나 가수를 하다 영화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도전하는 것. 또 이제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SES 멤버인 슈가 영화 연기에 도전했는데.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뮤지컬을 했을 때부터 지켜봤으니. 조언해줄 것은 특별히 없다. 그저 한 작품을 할 때마다 배우는 게 많을 것이라고 믿는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인정을 받는 게 목표였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인정을 해주면 감사할 따름이지만. 그저 즐기면서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배우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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