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토]물먹은 수습기자의 '김장훈 실신' 취재기

송희진 기자 / 입력 : 2008.07.0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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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창렬과 김장훈이 공연장에 도착한 후배 가수들을 부르고 있다.


기름 유출 사고로 절망에 빠졌던 서해안. 120만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이제 그 검은 악몽을 걷어내고 있는 그곳에서 지난 28일 '봉사천사' 김장훈의 서해안 페스티벌이 열렸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원봉사 한번 하지 못했기때문에 이번 보령 출장길은 내게 조금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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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의 공연 트레이드마크인 발차기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공연전 기자회견부터 김장훈은 분위기메이커의 역할을 톡톡이 했다. 도착하는 후배 가수들을 취재진앞에 세워 한마디씩 하게 하면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가수들 찍느라 공연 전부터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상황. 촛불시위부터 시상식까지 다양한 현장에 가보긴 했지만 이제 입사 4개월된 수습기자에겐 이날 역시 쉽지않은 무대가 될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공연 열기가 고조되고 드디어 이날의 호스트 김장훈이 등장했다. 그는 역시나 화려한 발차기와 열정적 무대매너로 서해안의 시름을 잊게 만들었다.

하지만 바로 몇 분 후... 고개를 숙인채 먼저 찍은 사진 몇 컷을 마감중이던 내귀에 갑자기 정적이 찾아왔다. 분명 들려야할 김장훈의 노래소리가 안들리는 것 아닌가.. 고개를 들어 눈이 무대를 향한 순간, 깜짝 놀랐다. 무대 한가운데 쓰러져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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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이 무대에 쓰러지자 관계자들과 관객들의 시선이 무대로 고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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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쓰러진 김장훈. 이것은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실제상황!


자동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러대며 상황을 주시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요즘은 이런식으로 퍼포먼스 하나" 하는 생각도 했다. 워낙 김장훈의 공연에는 깜짝쇼가 많았기 때문에 설마 이게 실제상황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몇 분이 흘렀을까? 꿈쩍도 하지않는 김장훈의 모습에 순식간에 객석도 얼어붙었다. 다음 순간 스태프들이 다급하게 무대로 뛰어올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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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계자가 무대로 뛰어와 김장훈의 상황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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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수 없는 판단미스.. 사진기자는 한 순간 판단을 잘못하면 전부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나간 그 순간의 그 모습은 다시는 사진으로 찍을수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난 속보에만 매달리다 다음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정작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김장훈을 찍지 못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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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관계자들이 김장훈을 살피고 있다.


"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한숨이 나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그때부터 밀려오는 두려움!

"이젠 죽! 었! 다!"

택시를 타고 빨리 병원으로 향했다. "어떻게든 만회를 해야지"

'아뿔싸!' 이건 또 뭔가?, 실신한 김장훈은 벌써 병원으로 들어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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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들이 김장훈이 실려간 응급실앞에서 추이를 살피고 있다.


눈 앞이 막막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보고를 할수밖에...

바로 휴대폰을 통해 날라오는 팀장의 호통! 하나부터 열가지 챙길 것들을 지시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10개는 커녕 하나만 알아듣고 두개 부터는 알아듣지 못한 채 열심히 대답만 했다. 상황은 불 보듯 뻔한 것...

이 날 다행히 김장훈은 퇴원 할 정도로 몸을 추스렸고 4개월 수습기자의 돌발 상황, 돌발취재는 결국 빵점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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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빠른 판단이 최우선인 현장에서 우왕좌왕... 끊임없이 자책이 밀려들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하루였지만 그래도 배운것도 많았다. 다음에 또다른 현장 또다른 상황이 닥치겠지만 그때는 이날 같이 물먹는(?) 실수는 반복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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