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회가 성명서를 통해 'PD수첩'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MBC 기자회는 4일 오후 "검찰은 PD 수첩에 대한 부당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MBC 기자회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룬 MBC PD수첩에 대한 권력의 전방위적 압력이 점입가경이다"며 "부실 협상을 한 당사자인 농림수산식품부가 명예 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PD수첩을 고소하더니, 검찰은 이를 받아 전례 없는 특별 수사팀까지 꾸리고 촬영 테이프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포문을 열었다.
MBC 기자회는 이 성명서에서 크게 세 가지 주장을 내세웠다.
우선 첫째, 방송사에 촬영 원본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언론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는 것이다.
MBC 기자회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자기 발언을 하는 언론 고유 영역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며, 치열하게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있는 모든 언론인들을 모욕하는 처사이다"며 "우리는 자료 제출 요구를 통해 검찰이 언론 기관의 기본적 책무를 법률로 재단하겠다는 오만한 자세를 드러낸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를 중단할 것을 준엄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헌법 21조에 규정된 '검열당하지 않고 언론 출판에 자유를 가지는 권리'를 검찰이 무시하려 할 경우, 국민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히며 "우리는 검찰의 무리한 요구, 촬영 원본 제공을 거부하기로 한 회사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사측의 결정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MBC 기자회의 두 번째 주장은 "PD 수첩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중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MBC 기자회는 "정부는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민심을 반영하고, MBC를 비롯한 책임 있는 언론들의 지적을 수용해 미국과 쇠고기 수입 조건을 추가 협상했고, 대통령이 나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거듭 사과까지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사과하는 목소리가 국민의 귓가에서 채 지워지기도 전에, 정부 협상의 잘못을 지적했던 방송을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며 "이는 정부가 내심으로는 최초의 협상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의 사과도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 해 국민들을 향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자백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MBC 기자회는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라는 강경 발언으로 쐐기를 박았다.
MBC 기자회는 이에 덧붙여 "부실한 쇠고기 수입 협상에 분노했던 국민들을 다시 한 번 분노하게 하고, MBC 기자들이 부당한 권력 행사에 저항하게 하는 패착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검찰 수사의 중단을 요구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재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