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이 수애에게 무려 39대의 따귀를 맞고 얼굴에 피가 맺혔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제작 영화사아침)의 기자시사회 및 간담회에 참석한 이준익 감독과 엄태웅, 수애는 이같은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준익 감독은 "수애씨 손이 맵다"며 "마지막 촬영에서 엄태웅씨가 수애에게 뺨을 맞는데 눈물이 나지 않고 오열이 안돼 결국 다음날까지 총 39개 뺨을 맞았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나중에 보니 엄태웅씨 얼굴에 핏자국이 다 났더라"고 전했다.
수애는 "때리다보니 39대까지 갔다"며 "감독님에게 여기서 순이가 뺨을 때리는 게 맞는 거냐고 물어가며 촬영을 했다"고 부끄럽게 웃었다.
그러나 엄태웅은 "행운의 역할, 날로 먹은 역할"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아내 순이를 버리고 홀로 베트남전으로 떠난 남편 상길 역을 맡은 엄태웅은 "상길의 존재감이 없으면 이후 순이의 여정이 말이 안된다"며 "감독님께서 신경을 써주신, 보험을 든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고생도 하지 않았다"며 "전쟁신이라고 고생했을 거라고 다들 생각했지만 보름 가서 전쟁신을 딱 찍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엄태웅은 따귀 장면에 대해서는 "처음 시나리오엔 3대였는데 첫날 찍고 나니 뭔가 찜찜하고 시원하지가 았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감독님께서 고민 끝에 한번 더 찍자, 세대는 아니고 아홉대는 가자고 하셨고, 그런 설명을 들으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것이 다음 촬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님은 먼곳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남편을 찾아 위문 밴드에 몸을 싣고 홀로 베트남으로 떠난 여인 순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