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힐 "기억에 오래 남는 그룹 될래요"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8.07.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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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힐 멤버 장현 주비 승아(왼쪽부터)ⓒ송희진 기자 songhj@


"햇빛 드는 언덕이라는 뜻인데 프로듀서 형께서 지어주셨어요. 햇빛처럼 밝고 따뜻한 음악을 하라는 의미에요."

써니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대답한다. 지난 2007년 가을 '통화연결음'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고 온라인에서 인기몰이를 했지만 방송출연은 거의 하지 못해 섭섭했다는 속상한 과거도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이름처럼 밝은 팀, 알수록 재미있는 팀이다.


장현, 주비, 승아 3인으로 구성된 그룹 써니힐이 '사랑밖엔 난 몰라'라는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노래로 돌아왔다. 제목만 들으면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가 언뜻 떠오르지만 써니힐의 노래는 전혀 다른 느낌의 발랄한 곡으로 김태연 시인이 쓴 당돌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시원한 댄스곡으로 대중들의 인기를 노리며 쏟아져 나오는 그룹들 사이에서 써니힐은 어떤 점이 다른 걸까.

"저희 노래는 랩 없이 남녀 혼성의 하모니로 승부하려고 해요. 전문적으로 랩을 하는 멤버가 없거든요. 타이틀곡은 아니고 '고무줄'이란 노래에서 승아가 랩을 하긴 했지만 그냥 귀여운 랩이에요."(장현)


여름에 나오는 그룹들이 대부분 그렇듯 써니힐에게도 '제2의 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도 써니힐은 서슴없이 '쿨'이라고 답했다.

"쿨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어요. 이미지나 색깔을 닮고 싶은 게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쿨이라고 하면 상쾌하고 기분 좋은 그룹으로 남아 있잖아요. 그렇게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고 싶어요."(장현)

지금은 여자 멤버 2명에 남자 멤버 1명인 혼성그룹이지만 처음 써니힐은 3인조 여성그룹으로 기획됐다. 주비와 승아는 한 소속사에서 연습생 시절을 보냈지만 장현은 엠넷에서 주최한 '배틀 신화' 컨테스트에서 입상한 뒤 1년 가량 연습하고 있던 중 2007년 초 혼성그룹으로 컨셉트를 바꾼 써니힐에 합류하게 됐다. 이제 1년 좀 넘는 기간 동안 함께 한 세 사람의 호흡은 어떨까.

"저희 셋이 모여서 술도 잘 마시고 놀기도 잘 해요. 오빠가 보기에는 그렇게 안 보이지만 되게 엉뚱한 면이 있어요. 지난 번 고속도로에서 그냥 농담삼아 '나 예쁘지' 그랬더니 갑자기 차를 멈추고 문을 열면서 '내려' 그러는 거에요. 어찌나 당황스러웠는지."(주비)

"오빠가 진짜 엉뚱해요. 막 씨름 이야기 잘 하고 그래요. 씨름 프로 구단이 없어졌다고 인터넷 게시판에 '민족 고유의 스포츠가 없어져 통탄스럽다'고 글도 썼어요."(승아)

"승아랑 이야기하다 보면 되게 재미있어요. 가끔 상황에 안 맞는 단어 같은 걸 쓰는데 그게 너무 웃겨요. 얼마 전에는 '우리 노래 온라인 대기권 안에 들었어' 그러더라구요. 알고 보니까 순위권을 대기권이라고 말한 거였어요."(장현)

이들 셋은 유명 작곡가 윤일상과 작업하던 에피소드도 유쾌하게 털어놨다.

"'고무줄'을 녹음할 때 윤일상 오빠랑 처음 녹음을 해봤는데 무서워서 많이 떨었어요. 노래하다 음도 다 틀리고. 그런데 오히려 윤일상 오빠가 제 장점을 알려주셔서 처음으로 랩도 해봤어요."(승아)

"녹음이 끝나고 나오니까 윤일상 형이 '너희랑 작업하는 게 즐겁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제일 큰 칭찬인 것 같아요."(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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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힐의 장현,주비,승아(왼쪽부터) ⓒ송희진 기자 songhj@


즐겁게만 보이는 써니힐에게도 구구절절한 사연은 있다. 장현과 승아가 줄줄이 한탄을 읊는다.

"제가 엠넷 '배틀 신화' 출신인데 그 방송에 출연했던 분들 중에 유명한 연예인들이 많아요.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 씨나 빅뱅의 승리 씨, 배틀은 말할 것도 없고 타키온의 강대규 씨까지. 전부 다 저보다 어린 친구들인데 이제 다니면서 제가 인사를 하죠. 애들이 '형, 인사 하지 마세요' 막 그래요. 아, 원더걸스의 유빈이랑도 한 때 같은 회사 연습생이었어요."(장현)

"저는 한 때 동방신기 팬클럽이었다고 이야기 했다가 많은 분들이 동방신기를 보려고 연예인이 된 게 아니냐는 오해를 하셔서 너무 속상했어요. 제가 가수가 되려고 준비를 했던 건 팬클럽에 가입하기 훨씬 전부터의 일인데 제 꿈이 무시당한 것 같았거든요."(승아)

지상파 3사의 가요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점차 대중에게 자신들의 얼굴을 알리고 있는 써니힐. 장현이 작곡과 편곡을, 주비와 승아가 작사를 하면서 다재다능한 면모까지 뽐내고 있는 그들은 앞으로 어떤 모습의 가수가 되고 싶은 걸까.

"최대한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편하게 다가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동네 아는 오빠나 언니 정도로 편하게 다가오셨으면 좋겠어요."(장현)

"지금은 시원한 음악을 하니까 시원한 그룹이 되고 싶어요. 대신 겨울이 되면 또 따뜻한 느낌을 보여주고 싶고. 다양한 장르를 다 보여주고 싶어요."(주비)

"앞으로 열심히 활동 할테니깐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얼굴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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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힐멤버 주비 장현 승아(왼쪽부터)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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