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박다안 ⓒ송희진 기자 |
작은 체구에 조금은 까칠해 보이는 외모의 소유자, 그런 그녀가 모자 쓰고 대형 할인마트에 새로 생긴 장난감 코너 구경 갔다가 알아본 사람들이 사인해 달라고 해서 당황했다며 웃음 짓는다. 그 주인공은 탤런트 박다안이다. 똑부러지다 못해 냉철할 것 같은 그녀지만 덜렁거리는 성격에 잘 찧어서 멍이 드는데다가 돌아서면 왜 멍들었지 고민한다며 씨익 개구장이 같은 미소를 머금는다.
박다안, 왠지 어둡고 앙칼질 것 같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녀는 의외로 밝고 털털한 성격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성향 자체에 조금은 우울한 기운들이 있어서 캐스팅도 어두운 면들을 갖고 있는 역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밝은 역을 하며 많이 쾌활해졌다. 얼마 전에는 드라마 함께 하며 친해진 윤희석, 신동미와 밤에 한강 고수부지에 돗자리 펴고 피자시켜 먹기도 했다."
최근 KBS 2TV '난 네게 반했어'를 통해 밝고 명랑한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지만 그녀의 이전 캐릭터들은 시각장애인, 소아마비, 경계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처럼 어두운 면이 많았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순탄했던 가정사는 아니다. 게다가 연극 무대에 섰을 때는 특히 우울한 배역들을 많이 해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시작은 우울함이었지만 후에 좋은 연기로 나올 수 있을 밑거름이 되줄거라 믿는다."
박다안은 최근의 작품들로 인해 트랜디한 모습이 우리 눈에 더 익숙하지만 실은 연극무대 출신으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다.
그러나 연극무대를 통해 기본기를 다졌다는 것은 큰 나무를 키울 수 있을 기본 토양으로 연기력을 크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되는 동시 대본에 맞춰 해야 하는 연극의 특성상 정형화 되지 않은 '박다안 표' 연기를 하는데는 어려움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윤은혜 같은 연기 스타일을 부러워했다. 윤은혜는 나와 반대로 계속 가수를 하다 와서 기본기의 바탕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쌓아야 한다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커피프린스 1호점'이나 '궁', '포도밭 그 사나이' 등에서 윤은혜 표 연기라 불렸던 자연스러운 모습들로 인정을 받지 않았던가. 나는 윤은혜 같은 스타일이 부럽기도 한 한편 그 장점들을 배워 내 장점들과 잘 조화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연기자 박다안 ⓒ송희진 기자 |
드라마 속 그녀의 이미지처럼 고고하고 새초롬하게 명품만 찾고 식도락을 찾을 것 같은 그녀지만 이 역시도 이미지 속에 갇혀버린 모습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타나는 박다안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욱 깊이가 있었으며 생각 이상으로 유쾌했다.
"산에 가면 조형물도 멋있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은 자연스레 크는 나무들에 더 크게 느끼잖는가. 나는 외모뿐만이 아니라 연기도 자연스레 다가올 수 있을 연기를 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은 예쁜 얼굴이 아니라 말하며 "수술 안 하고 그 얼굴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욕심인지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던 박다안이지만 "연기는 잘하는데 부담스럽다는 느낌보다 편안하게 감동을 줄 수 있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이어 "아마 나문희 선생님 나이 때는 돼야 할 수 있을 듯 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녀는 인터뷰 마지막까지도 기존의 '박다안'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많은 고정관념을 하나둘씩 깨 나갔다.
"느긋하게 지켜보며 질책보다는 많은 응원을 해주길 바란다"는 박다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