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집으로 돌아온 '여름그룹' 쿨 |
'이야 여름이다~'를 익살스럽게 외치며 여름 음악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그룹 쿨 김성수의 외침이 2008년 여름, 또 한 번 재연된다. 2005년 8월 잠정 해체를 선언하고 팬들 곁을 떠났던 쿨이 해체 3년 만에 깜짝 재결성해 10.5집을 발표했다.
쿨의 해체 후 너도 나도 여름만 되면 '제 2의 쿨'을 표방하고 가요계 문을 두드렸지만, 누구도 이들의 아성을 깨뜨리지 못했다. 더 이상 '제 2의 쿨'은 없다며 원조 쿨이 야심차게 돌아왔다.
"제 2의 쿨은 없다!"
"저희가 해체한 후 '제2의 쿨'이라며 정말 많은 그룹이 나왔어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 진짜 응원 많이 했는데, 제가 볼 때 누군가를 따라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한 작곡가분이 그러더라구요. '쿨이 했던 노래와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진짜 많았다고. 하지만 그게 따라한다고 되겠어요?"
이재훈은 누군가를 따라하려 하면 할 수록 그 본질에서 더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쿨의 경우 '쿨스러움'과 재미를 살리기 위해 늘 연습 없이 즉흥적으로 녹음을 진행했다. 인위적인 연출 대신 살아 있는 음악을 담기 위해서다. 그러니 '제 2의 쿨'이 이 같은 '필(Feel)'을 살린 음악을 담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쿨의 멤버 이재훈, 김성수, 유리는 입을 모아 "재결합 후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체하는 안 좋은 상황까지 갔다 다시 만나니 더 조심스럽고, 애틋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커졌다"는 이들의 설명처럼 이제 '제 2의 쿨'이란 말은 쏙 들어가도 될 듯하다.
쿨이 돌아왔는데 '제 2의 쿨'이라니 어불성설이다.
"'쿨스러움'으로 돌아오다."
다행히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다시 돌아온 쿨은 10여 년 전보다 더욱 탄탄한 팀워크로 중무장하고 돌아왔다. 음악도 더욱 쿨스러워졌다.
"음악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안됐다 여부를 말하는 건 무의미한 것 같아요. 저희에게 있어 최고 찬사는 '쿨 음악이다'라는 말을 듣는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요."
이들에게 있어 '쿨스러움'은 버릴 수 없는 숙명이다. 실제로 타이틀곡 '사랑을 원해'는 거부할 수 없는 쿨만의 매력이 담뿍 담겨 있다. 오랫동안 쿨의 음악을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한 여름의 갈증을 해소시킬 청량제가 될 것이다.
"'잘 뭉쳤다'는 말만 들으면 된다."
물론 아무리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쿨이라 해도 해체 후 3년만의 컴백에는 적잖은 부담을 느낀다.
"저희가 활동할 때와는 음반시장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음반을 많이 팔아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그냥 오랜만에 뭉쳤으니 '잘 뭉쳤다'는 말만 들으면 돼요. '돈 떨어져서 뭉쳤구나'란 말을 들을까 무서워요. 절대 돈이 궁해서 그런 건 아니거든요. 하하하. 아직 먹고 살만해요."
여름만 되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쿨의 음악을 들으며 해체가 문득 후회되곤 했다. 오랜 고심 끝에 돌아온 만큼 쿨에게 중요한 것은 음악이요, 대중의 사랑이다. 돈은 별개의 것이다.
"음반 발매 후 10일 매우 중요해요. 2008년 여름 저희가 다시 돌아온 만큼 대중이 사랑해 주신다면 내년 여름에도 돌아올 거에요. 물론 팬들의 반응이 2009년의 여름 쿨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를 결정해 줄게요. 그래서 진짜 신인 때 마음으로 뛸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