깬다, 서현진
미스코리아 출신 MBC 아나운서 서현진을 떠올리면 도도하고 새침떼기 같고, 이기적일 거 같다? 미모와 지성을 두루 갖춘 완벽한 조화에 남성들은 환호하고 여성들은 질투를 느낀다. 기자의 편견은 지난 21일 아침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서현진을 만나자마자 깨졌다. "저, 실제로 보면 '깬다'는 말 많이 하는데.."라며 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머리를 대충 묶은 채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인사를 건네는 서현진은 영락없는 20대 털털한 아가씨다. 아나운서로 말끔한 정장을 입고 나온 모습만 봐서 그런가. 실제 이효리보다 어린 그인데 약간 올드한 얌전한 그를 상상하고 있던 기자는 깜짝 놀랐다.
"저처럼 패션에 관심없는 여자도 없어요. 패션쇼에 가는 것도 부탁받아서 가는 것 뿐." 편하게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는 서현진은 소탈했다. 서현진과 함께 작업해 온 스태프들 역시 "(서)현진이는 너무 씩씩해 오히려 남자 같다니까요"라며 입을 모은다.
특히 서현진의 체력은 금메달감. 키는 크지만 마른 체형인데 체력이 좋을 수 있다니 비결을 물었다. 서현진은 "하하. 제가 운동을 좋아해서요. 체력도 몸매 관리도 운동하나면 해결되죠"라며 운동 예찬론을 펼친다. 그리고는 기자에게 말했다. "살부터 빼세요." 헉~.
깨운다, 서현진
새벽 6시 아나운서실에 가방을 내려놓는 사람이 있다. 서현진. 매일 오전 7시부터 두 시간동안 진행되는 MBC FM4U '굿모닝 FM 서현진입니다' 방송을 해야하는 그다. 아침을 거르기 십상인 서현진은 방송이 끝나고 스태프들과 함께 직원 식당을 이용한다고. 특히 과일을 많이 먹는단다. 이유는 "집에 과일이 별로 없어서.."
'굿모닝 FM 서현진입니다'는 아침을 깨우는 방송이다. 이한재 PD는 "출근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정보도 재미도 얻을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이라고 소개한다. 아침 방송이라 그런지 현장은 경쾌했다. 월요일 코너인 '다소 근거있는 일후 차트'의 오늘의 주제는 '나의 무식함'이다.
오늘 온 문자는 '미국의 수도는 뉴욕', '중국의 수도는 상하이'. '학교를 영어로 하면 스튜던트'. 청취자들의 문자에 스튜디오 밖에서 작가들은 뒤집어진다. 곧 작가들이 스튜디오로 사연을 보내주면 서현진은 쓰.러.진.다. "깔깔깔." 서현진은 웃으며 박수를 치기도 하며 가끔 한 소리도 한다. "정말 무식하시네~"
라디오 발언이 깐깐한 요즘같은 세상에 청취자에게 무식하다는 막말은 위험하지 않을까. 그러나 서현진의 말은 오히려 '추임새'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이른 아침 졸린 청취자를 웃기며 깨운다. "라디오 청취자들에게는 믿음이 있어요. 매일 매일 제가 표현하는 모습을 다 보시잖아요. 제 사소한 기분까지도 감지하거든요."
깼다, 서현진
"내 인생에 결혼? 세 딸에 막내라 그런지 집에서도 결혼보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랜다." 서현진은 결혼보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단순'한 성격 탓에 '몰입의 대가'로 불렸다고. "하나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죠"라는 서현진은 오늘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서현진은 최근 운동과 더불어 영어 공부에 삘~이 꽂혔다.
MBC '네버엔딩 스토리'로 해외에 나갈 일이 많아지면서 영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실감했다는 서현진은 앞으로 3년 후에 유창하게 영어 인터뷰를 할 자신을 상상한다.
"저를 위한 투자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오래가기 위해서라도." 그는 후배들에게 일에 너무 연연하기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중시하라고 조언한단다.
최근 아나테이너에 대한 논란에 적잖이 고민했을 터, 서현진에게 물었다. "아나테이너가 왜 안뜰까요?" "아나테이너란 말은 이상해요. 저는 재미를 주는 아나운서가 정보를 주는 아나운서보다 하등하다고 보지 않아요. 그냥 오락 방송에 나가면 웃기고, 뉴스에 나가면 보도하고 열심히 하는 아나운서가 되는 게 옳지 않을까요?" 서현진은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혔다.
그는 아나테이너는 시대의 흐름이고 기존의 아나운서의 고정관념을 깨고 오락 방송에서는 제대로 망가지는 만큼 열심히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락 방송 스케줄이 잡히면 저만의 캐릭터도 연구하고 시청자들을 재밌게 해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반응은 아직이죠." 오락 방송을 위해 몇 시간씩 고민한다는 서현진의 말이 아나운서가 보도를 더 중시할 것만 같다는 편견을 깼다.
"지금은 때가 이르지만 영어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오락 방송도 보도도 열심히 하면 저도 언젠가는 제 색깔을 가진 토크쇼를 가질 수 있을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