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진 기자 hongga@ |
"서태지니까."
100명이 넘는 이들을 아침부터 줄을 서게 만든 단 하나의 이유였다.
29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앞에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개점시간을 40여 분 앞두고 100여 명의 사람들이 줄을 늘어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서태지의 8집 첫 싱글앨범 구매를 위해 기다리고 있던 서태지의 팬이었다.
긴 행렬의 맨 처음을 차지한 이는 닉네임 '푸른하늘태지'를 사용하는 한 청년이었다. 서태지의 팬이 된 지 8년째라는 그는 발매 하루 전인 28일 오후 8시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서태지의 새 앨범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4년을 기다린 만큼 잘 나왔을 것"이라면서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강한 기대와 믿음을 드러냈다.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 1집 활동할 당시부터 팬이라고 밝힌 닉네임 KONESS는 "새벽 6시에 도착해 줄을 서고 있다"면서 "서태지니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다림의 줄에는 14세 소년의 무리도 있었다. 2년 전 서태지의 '인터넷 전쟁'을 듣고 팬이 됐다는 남기웅 군(14)은 "떨린다"는 짧은 말로 소감을 표현하며 미소지었다.
또 다른 여성팬은 "회사원인데 반차를 쓰고 음반을 사러 왔다"면서 "요즘 재미있는 일도 없고 너무 속상했는데 이 음반이 생활의 활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여성팬은 "ETPFEST에도 가게 됐는데 그것도 너무 기대된다"면서 "그 어렵다는 1차 예매에 성공했다"고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오전 9시30분 교보문고 광화문점 개점과 동시에 음반 매장은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3줄로 나뉘어 차례를 기다려 음반을 구입한 팬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또한 팬들의 손에는 '달팽이관을 관통하는 서태지 8집의 미학'이라고 적혀진 카드가 든 떡이 손에 들려있었다.
교보문고 음반 매장의 한 관계자는 "서태지의 팬클럽에서 보내온 떡을 음반과 함께 증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하게 몇 장이 입고됐는지 밝힐 수는 없지만 상당수의 음반을 받았다"면서 "오늘 안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