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서편제' 원작자 이청준 타계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7.3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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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치열한 문학세계를 살아온 소설가 이청준씨가 31일 새벽 향년 68세로 별세했다.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의 명작들만큼이나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고인은 유려하면서도 치밀한 문체와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그동안 한국문단을 지켜온 대들보였다.


특히 많은 영화의 원작자로서 문학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고인의 소설 '벌레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것이다.

이 영화는 원작이 지닌 주제와 구성의 깊이가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지면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축제', '천년학' 역시 고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서로의 예술세계를 깊이 이해했던 고인과 임 감독은 '축제'와 같은 경우 기획단계에서부터 동반작업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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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청준씨의 '벌레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의 한 장면


고인은 '당신들의 천국', '병신과 머저리', '잔인한 도시', '소문의 벽', '눈길', '이어도' 등 당대의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작품들과 정서적이고 미학적인 작품세계를 동시에 추구했다. 토속적 민간신앙, 전통적 정서, 지식인의 존재, 산업사회의 모순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기도 했다.

이같은 고인에 대해 문학평론가 고 김현 교수는 생전에 "이청준의 소설은 어느 시기에도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이청준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무섭고도 즐겁다"고 말한 바 있다.

병마와 싸우던 지난해 11월 펴낸 작품집 '그곳을 다시 잊어야했다'(열림원)은 고인의 유작이 됐다.

1939년 8월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65년 단편 '퇴원'이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이후로 열정적인 작품활동으로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호암예술상 등 한국문단 대부분의 상들을 수상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남경자씨와 외동딸 은지씨가 있으며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14호실이다. (02)3410-6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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