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없으면 심심해..아이돌그룹의 역사

김정주 인턴기자 / 입력 : 2008.08.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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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왼쪽)와 소녀시대(오른쪽)


한국 가요계는 라이벌 스타들의 경쟁 구도를 통해 발전을 거듭해왔다. 세월을 한참 거슬러 나훈아(61)와 남진(62)에서 시작한 라이벌 경쟁은 1990년대 이르러 붐을 이루며 전성기를 맞았다.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의 경쟁구도로 대표되는 90년대는 아이돌그룹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벌 그룹의 존재는 끊임없는 비교 대상을 만들어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각 팬클럽 사이의 독특한 문화 역시 아이돌그룹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이렇듯 맞수관계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가수출신 이수만이 회장으로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뛰어난 기획력을 발휘해 스타 아이돌그룹의 시대를 열였다. DSP엔터테인먼트는 '미투 전략'을 이용, 경쟁 그룹을 탄생시키면서 라이벌 구도를 강화시켰다.

90년대 후반들어 인기 가수 출신인 박진영와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이 각각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원더걸스 vs 소녀시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지난해부터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아이돌 그룹이다. 2007년 같은 해 데뷔한 이들은 모든 면에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각각 SM과 JYP의 철저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룹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소녀시대가 '소녀시대'로 오빠들의 가슴을 녹였다면 요즘 남성들은 원더걸스의 '소핫'에 열광한다. 소녀시대가 청순함을 무기로 내세웠다면 원더걸스는 섹시함으로 어필하고 있다.

상이한 컨셉트는 그들의 음악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소녀시대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는 등의 귀여운 노랫말에 교복 느낌을 살린 스쿨룩을 입어 10대 특유의 소녀다움을 강조했다.

반면 원더걸스는 국민가요 '텔 미'에 이어 최근 호피무늬 의상을 입고 섹시한 매력을 자랑하는 '소핫'을 부르며 성숙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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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오른쪽)와 SS501(오른쪽)


◆동방신기 vs SS501 vs 빅뱅

동방신기와 SS501, 빅뱅은 요즘 최고의 남성 아이돌그룹이다. 이들은 모두 데뷔 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기존의 댄스그룹과 확실한 차이를 뒀다.

동방신기와 SS501은 각각 SM과 DSP 소속으로 데뷔시기가 비슷해 라이벌로 지목됐다. 해외진출 성과도 비교대상이다.

2004년 1집 싱글 앨범 '허그'로 데뷔한 동방신기는 그해 일본과 중국으로 진출하는 등 국제 시장을 공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동방신기보다 1년 늦게 데뷔한 SS501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동방신기는 2006년 3집 'O-정반합' 이후 일본에서 활동을 해왔다. 동방신기는 4월 22번째 싱글 '뷰티풀 유-천년연가'가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발매한 23번째 싱글 '도우시테키미오스키니낫테시맛탄다로우'역시 발매 당일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에 랭크돼 일본에서도 위상을 떨쳤다.

SS501은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인 일본 활동을 시작한 이후 일본 데뷔 앨범 '코코로'가 오리콘 데일리 차트 5위에 오르고 두 번 째 싱글인 '디스턴스 키미토노쿄리'역시 오리콘 데일리 차트 3위에 오르는 등 인기가 높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은 뒤늦게 3파전 구도에 진입했다. YG가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돌그룹 빅뱅은 서바이벌 형식으로 멤버들을 선발해 데뷔 전부터 실력을 검증받았다.

빅뱅은 첫번째 미니앨범 '올웨이즈'의 타이틀곡 '거짓말'이 대 히트를 치며 대표 아이돌그룹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이어 두번째 미니앨범 '핫이슈'의 타이틀곡 '마지막 인사'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멤버 승리(18)는 뮤지컬 '소나기'로 대성(19)과 태양(20)이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등 각자의 개성을 살려 개별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세 그룹 모두 멤버수가 5명인데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터라 앞으로도 라이벌 구도를 지속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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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왼쪽)와 핑클(오른쪽)


◆SES Vs 핑클

SES와 핑클은 90년말 한국 가요계의 양대 산맥을 이룬 원조 여성 그룹이다. SM과 DSP가 만들어낸 최초의 여성 라이벌 '작품'이다.

SES와 핑클은 97년과 98년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이들이 데뷔하기 전까지 비주얼과 음악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여성그룹이 없었기 때문이다.

핑클은 데뷔초부터 '4명의 요정'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각종 가요 무대에서 신인상과 10대 가수상, 가요 대상 등을 휩쓸었다. '루비', '영원한 사랑'등 풋풋함을 강조하던 신인시절을 지나 점차 성숙미를 더하며 섹시함을 무기로 내세운 '나우'까지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핑클과 함께 누나부대를 이끌었던 SES 역시 데뷔와 동시에 각종 가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2002년 해체 전까지 꾸준히 인기를 이어갔다.

이들은 해체 이후에도 각자 드라마와 뮤지컬 등에서 연기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등 개별적으로도 경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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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왼쪽)와 젝스키스(오른쪽)


◆HOT Vs 젝스키스

SM과 DSP 최고의 '걸작' HOT와 젝스키스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한국 가요계를 풍미한 전설적인 라이벌 그룹이다. 당시 가요계에는 10대 파워를 지닌 가수가 없었기에 철저한 트레이닝을 통해 데뷔한 이들은 파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HOT는 96년 1집 타이틀곡 '전사의 후예'로 데뷔해 서태지의 뒤를 잇는 대중음악의 최고 아이돌 가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캔디', '위 아 더 퓨처', '행복', '아이야' 등 발표하는 앨범 마다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각종 음악 프로그램 1위와 가요대상을 휩쓴다. 큰 장갑, 모자 등 HOT의 화려한 무대의상은 당시 10대들의 유행패션이 되기도 했다. 앨범은 언제나 100만 장을 훌쩍 뛰어 넘었고 집단 팬 문화를 형성하며 가요계의 큰 획을 그었다.

젝스키스는 HOT가 나온 지 1년 후에 1집 타이틀곡 '학원별곡'으로 데뷔해 10대들의 큰 공감을 얻었고 후속곡 '폼생폼사'가 히트를 치면서 HOT와 쌍벽을 이루는 아이돌 그룹으로 인정받았다. 이어 '기사도', '로드파이터', '커플', '너를 보내며' 등으로 인기를 이어나갔다.

당시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가요 무대에서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이들을 함께 출연시키며 대결을 펼치게 했다. 한 때 이들 팬클럽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몸싸움으로까지 번져 눈총을 받기도 했다.

HOT와 젝스키스가 각각 2001년과 2000년에 해체할 당시 팬들은 해체 반대 시위를 할 정도로 크게 슬퍼했다. 해체 후 각자 개성에 맞는 앨범을 발매하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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